코스닥시장 활성화와 벤처기업의 모험자본 공급을 목표로 정부 차원에서 만들어진 코스닥벤처펀드의 설정액이 5000억 원대가 무너졌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12개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의 설정액은 총 4987억 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1개월 새 74억 원이 빠져나가면서 5000억 원대가 무너진 것이다.
지난해 4월 출범한 코스닥벤처펀드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와 지원 속에 자금이 빠른 속도로 유입됐지만 지난해 6월 말 정점(7820억 원)을 찍고 꾸준히 감소했다.개별 펀드를 살펴보면 코스닥벤처펀드 중 가장 규모가 큰 KTB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의 설정액은 연초 이후 1237억 원이 줄어 2030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어 브레인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도 166억 원이 줄었고,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기업증권투자신탁은 139억 원 감소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공모주 우선 배정, 소득공제 등의 혜택을 주는 대신 코스닥·벤처 기업에 자산의 50% 이상을 편입해야 한다. 대신 코스닥 신규 상장 공모주식 30% 우선 배정과 투자금액 중 최대 3000만 원까지 10% 소득공제 혜택 등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수익률이 부진해 세제 혜택 효과가 빛을 발하기 힘든 상황이다. 현재 연초 이후 수익률은 -2.592%로 국내 주식형 전체 평균 수익률(-1.83%)을 밑돌고 있다.
올해 연초 이후 코스닥지수가 700선을 회복, 상승세를 보이자 4월 코스닥벤처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도 10% 안팎을 기록했지만, 펀드 설정액은 차익실현 움직임 등으로 올해 들어 꾸준히 감소세를 이어가 총 1971억 원어치의 자금이 유출됐다. 여기에 지난 6월 말 이후 코스닥지수가 다시 700선 밑으로 떨어지자 펀드 수익률 역시 악화했고, 설정액 감소의 악순환을 겪고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펀드 구조상 수익률을 내기 힘들고, 코스닥지수가 바이오 섹터 이슈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펀드 수익률도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향후 펀드 수익률 전망 역시 어둡다. 특히 펀드 구조적 특성상 수익률은 물론 펀드 출시 이후 왜곡된 메자닌 시장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나 연구원은 “코스닥지수가 당분간 여러 대내외적 이슈가 많아 의미 있는 상승세를 보이기 어려워 펀드 수익률 역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특히 펀드 출범 이후 저금리에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 기업들이 많은데, 대규모 전환 청구 시 단기적 수급 부담 요인은 물론 재무적 부담을 호소하는 기업들이 나올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