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자동차 국내 판매량이 급감하며 내수 진작을 위한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약발을 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완성차 5사(현대·기아·한국지엠·르노삼성·쌍용)는 국내에서 총 21만727대를 판매했다. 분기별 내수 판매량으로는 최근 10년 중 가장 적은 수치다.
2010년 이후 완성차 5사의 분기별 내수 판매량은 최대 39만대에서 최저 27만대 사이를 오르내렸지만, 판매량이 20만대 초반까지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정부가 자동차 판매 촉진을 위해 시행한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의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자동차 개별소비세율을 5%에서 3.5%로 인하해 6개월 동안 시행했다.
개소세 인하 조치는 지난해 말과 올해 6월 두 차례 연장돼 올해 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1년 6개월 연속 인하 조처가 내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개소세율이 낮아지면 교육세(개소세의 30%)와 부가가치세(개소세 교육세의 10%)가 같이 내려간다. 결과적으로 세율 3.5%를 기준으로 자동차 가격이 2.1%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3000만 원짜리 차를 사면 63만 원 남짓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개소세 인하 조치는 침체한 내수 상황을 해결하려는 방안으로 사용돼왔다.
실제로 개소세 인하는 내수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효과도 냈다. 개소세 인하가 처음 시작된 지난해 7~12월 국산차 내수 판매량은 66만6018대로 전년 동기(65만1382대)보다 2.25% 증가했다. 하지만 효과는 여기까지였다.
인하 조치가 처음 연장된 올해 1~6월 판매량은 전년보다 오히려 줄었다. 올해 상반기 완성차 5사의 내수 판매량은 62만6332대로 2018년 상반기(63만1919대)보다 0.88% 감소했다.
최근 10년 중 최저치를 기록한 올해 3분기 판매량(21만727대)은 개소세 인하가 처음 시작된 지난해 3분기(31만4266대)보다 32.9% 감소했다. 개소세 인하가 이뤄지지 않던 2017년 3분기 판매량(32만4737대)과 비교하면 35.1% 줄어든 수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소세 인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10일 ‘자동차 개별소비세 정책 동향 및 개선과제’ 보고서를 통해 개소세 인하가 국산차 판매 촉진 효과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개소세 인하로 세수 손실이 발생하는 만큼 실효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입법조사처는 개소세 인하로 6개월간 1000억 원에 달하는 세수 손실이 발생한다고 추산했다. 1년 6개월간 인하 조치가 이어진 점을 계산하면 총 3000억 원의 세수 손실이 발생한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입법조사처는 보고서에서 “자동차 판매량의 변화가 해당 시점의 경기 상황과 신차 출시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 점을 고려해도 최근의 추이는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며 “개소세율 인하에 따른 효과성 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