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중개지원대출(금중대) 중 신성장일자리지원대출 실적이 사상 처음으로 4조원을 돌파했다. 증가폭도 석달 연속 사상최대치를 경신했다. 세액공제 등 제도개편에 따른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일자리 관련 대출이 급증한 때문이다.
금중대 잔액 역시 14조5000억원을 돌파하며 1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은이 최근 설비투자와 소재부품 기업을 지원키로 한데다 기술형 창업 지원 기준을 완화하는 등 제도개편에 나서면서 이같은 증가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금중대 실적은 4월말 13조6518억원으로 2015년 7월(13조1341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이래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25조원 한도대비 실적 비율은 58.3%를 기록했다. 역시 작년 9월말 58.8% 이후 최고치다.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이뤄지고 한은 금중대가 집행되기까지 통상 2개월이 걸린다. 이에 따라 9월말 실적은 실제 시중은행에서 7월에 집행된 대출이다.
금중대란 은행으로 하여금 중소·중견기업 등에 대한 대출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동 대출 취급실적에 비례해 한은이 은행에 낮은 금리로 자금을 공급하는 제도다. 현재 대출금리는 프로그램별로 0.5%에서 0.75%를 적용하고 있다.
프로그램별로 보면 신성장·일자리지원대출은 5154억원 급증한 4조2307억원을 기록해 석달째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월대비 증가폭도 6월 4079억원, 7월 5150억원에 이어 석달 연속 사상 최대치를 이어갔다.
이는 관련 대출 실적 부진에 제도개편을 단행한 효과가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9월20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제도개편을 단행하고 그해 11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바 있다. 당시 일자리 창출기업 범위를 기존 청년고용에서 전체고용으로 확대했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으로 세액공제를 받은 기업을 지원대상에 포함시켰다.
반면 중소기업대출안정화대출은 2126억원 감소한 2조963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7월 2조7972억원 이후 4년2개월만에 최저치다. 감소폭도 작년 11월 2300억원 이래 가장 컸다.
이 프로그램은 2017년 무역금융과 설비투자 프로그램을 통합해 신설한 것으로 무역금융 한도 3조원을 제외한 설비투자분 8조원을 사실상 종료했었다. 이에 따라 관련 프로그램 실적 규모는 기존 설비투자대출 만기가 도래하는 2022년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지방중소기업지원은 전월보다 3억원 증가한 5조9004억원을 기록했다. 양양 등 강원도지역 산불피해에 따른 대출이 추가로 집행됐기 때문이다. 앞서 4월 한은은 속초, 고성, 강릉 등 강원지역 산불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을 지원키 위해 본점 한도유보금 100억원을 1년간 지원키로 한 바 있다.
무역금융지원대출과 영세자영업자지원대출은 각각 전월과 같은 1조5000억원과 213억원을 유지했다.
한편 8월30일 한은 금통위는 일본 경제보복 등에 대한 대응 조치로 추가 제도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소재·부품·장비기업 등을 중심으로 설비투자 3조원, 운용자금 1조원을 각각 지원하고, 기존 창업기업 지원요건을 완화하는 것은 물론 지방중소기업 지원도 강화키로 했다. 금융당국의 햇살론 시행에 따라 전환대출이 중단되면서 5000억원으로 배정됐던 영세자영업자지원 프로그램은 폐지했다.
한은 관계자는 “일자리 창출기업을 중심으로 금중대가 크게 늘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추가 제도개편이 이뤄진 만큼 실제 배정이 이뤄지는 12월부터는 관련 프로그램 대출도 더 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