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및 교역 부진속 SUV·친환경차 날개, 7월 수출물량 올 최고

반도체 부진에 컴퓨터등 수출물량 석달째·수출가격 9개월째 뒷걸음질..일본제재 영향 아직

반도체 부진이 이어지면서 무역 및 교역조건이 좀처럼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수출물량지수는 석달째 뒷걸음질 쳤고, 순상품 및 소득교역조건은 각각 20개월과 9개월째 마이너스(-)를 면치 못했다.

반면 운송장비 수출입물량은 올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수출에서는 신차효과 등으로 스포츠형 다목적차량(SUV)과 친환경차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수입에서는 독일산 가솔린 승용차를 중심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 여파 영향은 아직 통계로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한국은행)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7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자료에 따르면 7월 수출물량지수는 전년동월대비 0.7% 하락한 113.60(2015년 100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석달째 내림세지만, 전월 하락폭(-7.3%)과 비교해서는 낙폭을 꽤 줄인 것이다.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가 4.3% 하락해 석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직접회로는 26.8% 올라 6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한 반면, 액정표시장치(LCD)를 중심으로 한 평판디스플레이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제조용품이 포함된 ‘기계 및 장비’도 5.5% 떨어져 두달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반면 운송장비는 넉달연속 오름세를 지속했다. 상승폭은 15.9%에 달해 작년 12월 18.5% 이후 7개월만에 최고치였다. SUV와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증가했다는게 한은측 설명이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차를 중심으로 SUV 신차가 쏟아지고 있고, 친환경차 인기를 바탕으로 현대 코나도 수출효자 종목으로 꼽이고 있는 중이다.

수입물량지수는 4.4% 상승한 114.34로 석달만에 반등했다.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기계 및 장비’가 12.8% 하락해 9개월 연속 뒷걸음질쳤다. 반면, 중국산 송수신기 등 무선통신장비 수입이 늘면서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가 11.6% 증가했고, 베트남과 미얀마산 봉제의류 수입 증가에 ‘섬유 및 가죽제품’이 15.4% 증가했다. 환경규제로 부진했던 운송장비 역시 독일산 승용차를 중심으로 늘어 13.5% 급증했다. 이는 작년 10월 15.6%를 기록한 이후 9개월만에 상승한 것이다.

환율과 유가 등 요인을 감안한 금액지수를 보면 수출은 10.1% 하락해 8개월째 내림세를 보였다. 수입은 2.8% 떨어져 석달째 하락했다.

(한국은행)

7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월대비 0.31원(0%) 떨어진 1175.31원을 기록했다. 두바이유는 배럴당 63.28달러로 전월보단 2.4% 올랐지만, 지난해 같은달과 견줘서는 13.5% 하락해 석달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송재창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직전달에 비해 하락폭이 줄긴 했지만 물량과 가격측면에서의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 추이 역시 아직 판단키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 제재와 일본산 자동차 불매운동 등 여파는 아직 (통계에) 뚜렷히 잡히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2.8% 떨어진 91.96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 12월 3.5% 하락 이래 내림세를 지속한 것이다. 수입가격은 6.9% 하락하는데 그친데 반해 수출가격은 9.5% 떨어졌기 때문이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도 3.5% 하락한 104.47을 보였다. 이 또한 작년 11월 9.5% 하락 이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수출물량지수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동반 하락한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