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말 애플이 차기 모델 생산을 중국으로 옮긴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후 애플도 이 사실을 인정했는데, 3개월 만에 입장을 완전히 바꿔 미국 생산을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을 낸 것이다.
맥프로는 음악과 영상 제작자를 위한 고성능 PC로, 차기 모델의 본체 가격은 5999달러(약 716만 원)부터다. 애플의 주력 제품 중 유일하게 미국에서 조립돼왔으나 스테인레스 스틸 프레임 및 전원 공급 장치 등 중국에서 들여오는 부품들이 미국 정부의 제재 관세 대상에 포함, 애플은 미 무역대표부(USTR)에 관세 적용 제외를 요청했었다.
애플은 맥프로의 미국 생산을 유지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 “특정 핵심 부품에 대해 연방 정부의 (대중국 관세) 적용 제외를 받아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관세를 내지 않는 삼성전자와의 경쟁이 힘들다”고 토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단기간에 쿡을 도울 것이라며 지원을 약속한 바 있는데, 실제로 자국 기업인 애플에 대한 지원 사격을 해 준 셈이 됐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국 관세에 대해 “미국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이 큰 애플이라고 해도 예외로 취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쿡 CEO가 중국으로의 생산 이관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미국 정부 측의 양보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 정부는 12월 15일부터는 거의 모든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다. 여기에는 애플의 핵심 제품인 스마트폰 ‘아이폰’과 노트북 ‘맥북’, 태블릿PC ‘아이패드’ 등도 포함된다. 애플은 이들 제품에 대해서도 관세 적용에서 제외해달라고 USTR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한편 USTR는 애플에 대한 관세 적용 제외 이유에 대해 “디바이스 또는 부품이 중국의 산업 계획과는 무관하며, 또 애플의 독특한 디자인의 부품은 다른 조달처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