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주주인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을 포함해 위워크 이사회 일부가 뉴먼 CEO의 퇴임을 추진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사회는 이번 주 회의를 열어 뉴먼을 비상임 회장으로 취임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공동설립자인 뉴먼은 회사에 여전히 남게 되지만 위워크는 IPO를 위한 새로운 리더를 추대할 수 있는 문이 열리게 된다.
소프트뱅크가 찬성하고 있지만 이번 쿠데타는 ‘도박’과 마찬가지라고 WSJ는 지적했다. 이사 중에는 뉴먼의 측근도 있다. 설령 이사회에서 CEO 사임을 결정해도 뉴먼 자신이 의결권이 특별히 많이 부여된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서 이를 거부하고 대신 이사 전체를 해임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소프트뱅크는 지금까지 위워크에 90억 달러(약 11조 원) 이상을 투자해왔으며 이사회에도 참여하고 있어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소프트뱅크 쪽에서는 로널드 피셔 부회장이 위워크 이사회 멤버를 맡고 있다. 위워크는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계속 받을 필요가 있어서 뉴먼이 반대를 무릅쓰고 CEO직을 고수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사회는 뉴먼을 포함해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모든 이사가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 불분명해 상황은 유동적이라고 WSJ는 전했다.
이번 쿠데타가 성공하면 뉴먼은 성공 신화를 쓰고도 2017년 CEO 자리에서 쫓겨난 우버의 트래비스 칼라닉과 같은 신세가 된다. 우버 대주주이기도 한 소프트뱅크는 당시에도 ‘트러블 메이커’가 된 칼라닉 축출에 앞장 선 전례가 있다.
위워크는 연초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촉망받는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 중 하나이자 우버테크놀로지와 더불어 올해 최대 IPO 대어였다. 설립한 지 9년 만인 올해 초 투자 유치에서 기업가치는 무려 470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IPO를 눈앞에 두고 온갖 악재가 터진 것은 물론 뉴먼 자신에 대한 안 좋은 평가도 잇따르게 됐다. 지난달 위워크가 제출한 IPO 안내서에서 취약한 재무상황에 흑자전환 전망을 놓고 회의론이 커졌다. 지난해 위워크 순손실은 약 16억 달러로, 매출(18억 달러)과 맞먹었다.
부실한 지배구조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먼이 자신 소유 부동산을 회사에 리스백(재임대)하는 것이나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규모 대출을 했다는 사실 등이 발각된 것이다. 위워크 투자자 일부는 뉴먼이 경영하는 사업체가 위워크에 브랜드 권리를 600만 달러에 가까운 금액으로 판매한 사실을 알고 분노를 표출했다. 결국 뉴먼은 해당 계약을 백지화했다.
결국 위워크는 최근 기업가치가 연초 대비 70% 급락한 150억 달러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에 이달로 예정됐던 IPO를 연내로 연기했지만 소프트뱅크가 증시 상장을 꺼리고 있어 이 또한 불투명하다.
여기에 뉴먼의 각종 기행도 투자자들의 불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뉴먼은 이스라엘 총리 또는 세계의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엉뚱한 발언을 일삼고 있다. WSJ는 18일 뉴먼이 지난해 여름 이스라엘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친구들과 마리화나(대마초)를 피우면서 파티를 벌였다고 폭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