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증권이 사라지는 전자증권제도 시행의 역사적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국회, 정부, 금융기관 및 발행회사의 관계자들이 여의도에 모였다. 이들은 전자증권제도 시행이 국내 자본시장 혁신의 모멘텀이 되길 기대한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전자증권제도가 시행된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는 ‘전자증권제도 시행 기념식’이 개최됐다. 행사에는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조국 법무부 장관, 민병두 국회정무위원장, 이병래 예탁결제원 사장 등 250여 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전자증권제도란 증권 실물을 발행하지 않고 증권의 발행ㆍ유통ㆍ권리행사 등 증권 관련 모든 사무를 전자적인 방법으로 처리하는 제도다. 한국은 2014년 금융위원회가 도입 추진단을 구성했고, 예탁결제원이 2017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제도 시행을 준비해 마침내 빛을 보게 됐다.
이병래 예탁결제원 사장은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태동과 함께 반세기 이상 존재해온 종이증권 기반의 기존 시스템을 전자증권 기반으로 한 순간에 전환시키는 과업은 만만치 않았던 것도 사실”이라며 “다행스럽게도 모든 분들이 제도 시행 준비와 자본시장 IT 인프라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주신 덕분에 오늘 이 순간 함께 축하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전자증권제도는 앞으로 우리 자본시장이 보다 안전하고 투명한 시장으로 발전하며 혁신과 성장을 이루기 위한 초석이 될 전망”이라며 “궁극적으로 전자증권제도는 투자자, 발행회사, 금융기관 및 모든 자본시장 참가자들에게 보다 나은 시장 환경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전자증권제도로 인한 혁신을 강조하며 “전자증권제도는 자본시장의 투명성을 담보하는 ‘증권의 실명제’”라면서 “증권의 소유‧양도 정보가 투명하게 기록되고 증권의 위조·분실 위험이 사라지며 음성적 실물거래가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 위원장은 “실물증권이 전자적 기록으로 바뀜에 따라 투자자‧발행기업이 해킹‧오기재 등에 따른 피해를 우려할 수 있다”며 “IT 시스템의 안정성과 정보보안을 철저하게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장관 임명 후 처음으로 공식행사에 참석하는 조국 법무부 장관은 다른 질문에는 묵묵부답했지만 전자증권제도 시행에 대해 “우리 사회의 혁신과 공정경제 구축을 위한 새로운 환경의 문을 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증권 설명제를 실현해 소유관계를 투명하게 하고 주주등이 증권에 대한 권리행사를 용이하게 해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 공정경제의 기반을 갖출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병두 정무위원장은 “국민의 시계가 멈추지 않도록 국회에서 데이터 관련 입법, 금융 관련 혁신 입법이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으며, 이종걸 의원은 “세계 10위권 국가라고는 하지만 금융제도는 어찌된 일인지 100위 안팎에서 머물러있는데 전자증권제도룰 통해서 10위권 가까이 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부터 전자증권제도 시행에 따라 3000여 발행회사의 상장증권 및 비상장주식 등이 모두 전자증권으로 전환됐으며 해당 회사들은 더 이상 종이증권을 발행할 수 없고 전자등록으로 증권을 발행해야한다.
이에 종이증권은 제도 시행과 동시에 효력이 상실되어 매매 또는 양도할 수 없으며, 실물 보유 주주는 발행회사별 대행회사(예탁원, 국민은행, KEB하나은행)를 방문해 특별계좌에 보관 중인 증권을 증권회사 계좌로 대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