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가베는 독립 짐바브웨의 첫 번째 총리였으며 이후 대통령에 오르면서 총 37년간 통치했다. 그는 2017년 축출되기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나이 많은 지도자였으며 아프리카에서 가장 풍요로운 땅이었던 짐바브웨를 철권 통치하면서 쇠퇴하게 만들었다고 NYT는 꼬집었다.
무가베의 후임인 에머슨 음낭가과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로 사망 소식을 전했다. 그는 “짐바브웨 건국의 아버지이자 전 대통령인 동지 로버트 무가베의 서거를 알리는 것은 가장 큰 슬픈 일”이라며 “무가베는 우리 국민의 독립과 자강에 평생을 바친 해방과 범아프리카주의의 아이콘이었다. 우리나라와 아프리카 대륙의 역사에 대한 그의 공헌은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음낭가과 대통령은 지난 8월 “무가베가 병환으로 싱가포르에서 수개월 전부터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무가베는 나라를 해방시킨 다른 아프리카 지도자들처럼 자신도 평생 짐바브웨를 통치할 것으로 믿었다. 2016년 아프리카연합(AU) 연설에서 “신이 오너라고 말할 때까지 계속 이 나라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2월 93회 생일을 맞아 국영TV와 가진 인터뷰에서는 지난해 대선에 재출마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무가베가 두 번째 부인인 그레이스 무가베를 자신의 후계자로 임명하려 하자 이에 반발한 군부가 2017년 11월 쿠데타를 일으키고 의회가 탄핵 절차를 밟자 결국 사임했다.
여전히 무가베는 독립투사로 국민의 추앙을 받았다. 사임한 후에도 짐바브웨 정부는 무가베와 그의 아내가 수도 하라레에 있는 침실 24개의 화려한 자택에 머물 수 있도록 했다.
음낭가과 대통령은 2년 전 취임식에서 “무가베는 우리나라의 창시자이자 지도자 중 한 사람”이라며 “그는 개인적으로 나의 아버지와 멘토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가베는 1980년 7년간의 독립전쟁 끝에 권력을 잡은 후 소수민족과 언론, 정치적 반대세력 등을 탄압하는 등 독재정치를 펼쳤다.
또 지나친 사치와 무능력으로 짐바브웨 경제를 파탄 지경으로 내몰았다. 그가 집권하는 동안 실업률은 80%를 넘었으며 한때 인플레이션율은 무려 2억3200만 %에 달했다. 짐바브웨 돈은 가치가 없어져 미국 달러화와 중국 위안화 등 다른 나라 통화로 대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