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ㆍ디스플레이 재료 제조사 솔브레인이 정지완 회장을 포함한 오너 일가들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들에 매년 수십억 원대의 일감을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솔브레인은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주가가 급등한 상황이다.
정 회장 자녀들의 개인회사는 매년 내부거래 규모를 확대하고 있으며, 정 회장과 형제들이 지분을 소유한 회사는 95%대의 높은 내부거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정 회장의 자녀인 정석호 이사와 정문주 씨가 각각 59.39%, 40.61%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머티리얼즈파크는 지난해 전체 매출 234억 원 중 133억 원을 솔브레인, 훽트, 유피시스템 등 계열사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내부거래 비율은 △2016년 28.88% △2017년 43.36% △2018년 56.84%을 기록, 매년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너 2세들의 개인회사에 일감을 주고 재원을 확보한 뒤 이를 그룹 지배력 확보에 활용하는 행태가 부당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오너일가 개인회사인 유피시스템은 정 회장(지분율 39.7%)을 비롯해 정지연 전 훽트 대표(34.7%), 정지흥 유피시스템 대표(25.3%) 등 삼형제가 지분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내부거래가 더 심각하다. 지난해 매출 21억 원 중 20억 원가량을 솔브레인과 훽트 등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내부거래 비율은 △2016년 100% △2017년 95% △2018년 95.24%로 매우 높은 편이다.
솔브레인은 자산총액 5조 원 미만으로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은 아니지만 연 매출 1조 원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시총 1조2000억 원이 넘는다. 이 회사는 오너 2세인 정석호 이사가 2017년 등기이사로 선임될 당시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의식해 정 이사가 보유하고 있던 계열사 비즈네트웍스 지분 70%를 매입하고, 비즈네트웍스와의 거래도 중단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내부거래와 관련해 “사업보고서에 나온 것 외에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