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내년 봄 아이폰SE 후계 기종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4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그동안 프리미엄폰을 고집했다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 부진에 고전하는 애플은 저가폰을 투입해 삼성과 화웨이 등에 대항하려는 의도라고 닛케이는 풀이했다.
애플이 오는 10일 개최할 신제품 발표회에는 올 가을 발매할 새 아이폰 3종에 대한 소개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 아이폰SE 후계 기종을 소개할지는 불분명하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새로운 저가형 아이폰은 2017년 출시됐던 아이폰8과 동일한 크기의 4.7인치 디스플레이를 채택하고 OLED보다 저렴한 패널을 사용해 가격을 억제할 것으로 보인다. 그 외 많은 부품은 상위 기종과 거의 같은 것을 쓴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가격은 미정이나 신문은 4만 엔(약 45만 원) 안팎인 삼성전자의 갤럭시A30과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이 아이폰SE를 출시한 것은 2016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아이폰SE는 대표 기종이었던 아이폰6S와 거의 같은 부품을 썼지만 소형의 구형 모델인 아이폰5S 디자인을 그대로 갖고 와 가격을 약 400달러로 낮출 수 있었다.
닛케이 보도가 현실화하면 애플은 아이폰XS와 XS맥스, XR의 후속 제품과 더불어 저가형의 새 아이폰SE까지 총 4개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새로운 아이폰SE 출시는 주력 아이폰 제품들만큼 중요하다며 이는 현명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아이폰을 둘러싼 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미중 무역마찰 영향은 물론 고가인 아이폰에 대한 신흥시장 소비자들의 시큰둥한 반응에 시장점유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르키트는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 애플이 삼성과 화웨이는 물론 중국 오포에도 밀리면서 4위로 전락했다고 분석했다.
저가 아이폰이 현재 없는 것은 아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애플은 현재 웹사이트에서 아이폰7을 450달러에 판매한다. 그러나 나온 지 3년이 된 구형 아이폰을 사는 것은 아무리 가격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도 꺼려질 수밖에 없다.
애플이 새 아이폰SE를 내놓으면 1000달러 미만 가격에서 스마트폰을 구매하려는 새 고객이나 기존 아이폰 사용자 모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