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은 4000억달러를 턱걸이하며 1년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외환당국이 환율방어에 나서면서 실탄 격인 외환보유액을 소진했기 때문이다.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은 미 달러화 강세에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박성호 한은 외환회계팀장은 “달러화 강세로 외화환산액이 감소한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라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달러화 강세폭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오히려 원·달러 환율 상승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8월말 기준 주요 6개국 통화대상 달러화지수(DXY)인 달러인덱스는 98.92를 기록해 전월말대비 0.4% 상승하는데 그쳤다(한국시간 기준 98.51, 0.5% 상승)(절상). 직전달에는 2.5%(한국시간 기준 1.9%) 상승을 기록한 바 있다.
반면 같은기간 원·달러 환율은 1211.2원으로 전월말(1183.1원)보다 28.1원(2.4%) 급등했다. 8월 평균 기준으로도 1208.98원을 기록해 전달대비 33.67원(2.9%) 급등했다. 5월에도 42.34원(3.7%) 급상승한 바 있다. 당시 외환보유액도 20억6000만달러(0.5%) 급감했었다.
부문별로 보면 국채나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에 투자하는 유가증권은 전월말보다 10억3000만달러 감소한 3709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해외 중앙은행이나 주요 글로벌은행에 보관해 둔 현금성 예치금도 5억8000만달러 줄어든 196억6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과 IMF 회원국이 출자금 납입 등으로 보유하는 IMF에 대한 교환성통화 인출권리인 IMF포지션은 각각 1000만달러씩 줄어든 33억8000만달러와 26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금은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달러(104.4톤)를 유지했다.
한편 7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4031억달러)는 세계 9위 수준을 유지했다. 1위는 3조1037억달러를 나타낸 중국이 차지했다. 이어 일본(1조3165억달러), 스위스(8288억달러), 러시아(5198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5034억달러) 순이었다. 인도는 4288억달러로 우리보다 한 단계 위인 8위를, 브라질(3857억달러)은 우리보다 한 계단 아래인 10위를 각각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