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와 이마트를 두 축으로 하는 신세계그룹에 대해 향후 지배구조 변동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한국신용평가는 그룹 분석보고서에서 신세계그룹에 대해 "분리경영체제를 확고히 하는 가운데 향후 사업 조정에 따른 지분 양수도나 지분승계 과정에서의 지배구조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2011년 신세계로부터 대형마트 부문을 인적분할해 이마트와 신세계를 두 축으로 현재의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이마트와 신세계가 중간사업지주사 성격을 갖고 주요 계열사를 직ㆍ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이명희 회장이 이마트와 신세계의 최대주주로 자리하고 있으며 정용진 부회장, 정유경 총괄사장이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 주식 10%를 보유하고 있으며 정유경 사장은 신세계 주식 9.8%를 보유 중이다.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사장은 2016년 5월 각자 보유한 신세계와 이마트 주식을 맞교환했으며 이후 계열사 간 영업양수도, 지분정리 등으로 분리경영체제를 강화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를 중심으로 대형마트, 슈퍼마켓, 복합쇼핑몰, 식음료 사업 등을 담당하며 정유경 사장은 신세계를 중심으로 백화점, 면세점, 패션 사업을 담당한다.
온라인 쇼핑몰 사업 등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부문에 대해서는 전략적 제휴도 병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온라인 사업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이마트와 신세계의 온라인 쇼핑몰 사업부를 SSG닷컴으로 통합했다.
추후에도 이마트 보유 계열사와 신세계 보유 계열사 간에 영업관련성, 주주구성 등에 따라 추가적인 계열사 지분 및 영업 양수도, 분할ㆍ합병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게 한신평의 판단이다.
이명희 회장이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을 각각 18.2%씩 보유하고 있어 이를 승계하는 과정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사장이 이 회장의 보유 지분을 매입하거나 증여세 관련 자금 마련을 위해 계열사 지분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
정용진 부회장이 보유한 광주신세계 등 이마트 및 신세계가 공동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도 지분정리가 이뤄질 수 있다.
광주신세계는 백화점 사업이 주 사업이나 정용진 부회장이 52.1%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광주신세계는 대형마트 사업부문을 이마트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는 해당 거래가 부문별 지배력을 공고히 구축하는 동시에 계열 분리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과정이라고 판단하고 사업 부문별 명확한 노선 구분을 위해 광주신세계 지분을 신세계로 매각할 수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
KB자산운용도 올해 초 광주신세계에 보낸 주주서한에서 정용진 부회장의 지분 매각 등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크다 보고 문제를 제기했다.
한신평은 "향후 계열사 간 추가적인 영업양수도, 지분매각, 분할ㆍ합병 여부, 이명희 회장의 지분승계 과정에 따른 계열구조 변동 등은 주요 모니터링 대상"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전날 나이스신용평가가 이마트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하면서 한신평, 한기평을 포함한 국내 신평사 3곳의 이마트에 대한 등급 전망이 '부정적'에 수렴하게 됐다.
이는 주력인 대형마트 사업의 이익창출력 저하로 인한 영업손실, 온라인 경쟁 심화 등에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