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차 위주 전략을 고수하다가 고유가로 치명타를 입은 미국 자동차업체들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미국 2위의 자동차기업인 포드가 트럭을 생산하는 북미지역 3개 공장을 유럽시장용으로 개발된 소형차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포드는 이를 통해 유럽시장용으로 개발된 승용차 ‘포커스’와 크로스오버 ‘쿠거’, 소형 왜건 C-Max 플랫폼을 사용하는 차세대 승용차를 북미지역 공장에서 생산할 전망이다.
포드는 또한 유럽시장용 플랫폼을 차세대 포커스와 이스케이프에 이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며, 퓨전과 몬데오를 통합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포드가 북미지역 사업전략을 소형차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 머큐리 브랜드가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 닛산도 미국 소형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닛산이 이러한 계획을 세우는 것은 크라이슬러와의 OEM 공급 계획으로는 시장 대응이 불충분하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닛산은 미국시장의 추가적인 위축 가능성에 대비해 북미지역에서 트럭 생산라인을 줄이면서 4기통 엔진을 장착한 승용차 생산을 늘리기 위한 준비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는 포드가 선택한 길과 같은 방향이다.
닛산의 카를로스 곤 사장은 미국시장에서 4기통 엔진 승용차 수요가 확대되고 있지만 이를 충분히 공급할 만한 여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곤 사장은 올해 북미 생산규모가 올해 초 예상했던 1500만 대보다 적은 1430만 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을 수정하고, 내년에도 이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드와 닛산의 이러한 전략 수정은 장기적으로 현대와 기아차 등 한국자동차메이커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가격 대비 성능에서 한국차의 뚜렷한 라이벌이 없었으나, 포드와 닛산이 소형차에 집중하게 되면 그 여파가 한국 메이커에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