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위 애물단지 공유형 전동킥보드…‘전용 주차장’ 해법될까

입력 2019-08-2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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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논현역을 나와 걷자 인도 위에 놓인 전동킥보드가 눈에 띄었다. 보행자 모두 멀찌감치 피하며 지나갔다. (홍인석 기자 mystic@)
▲신논현역을 나와 걷자 인도 위에 놓인 전동킥보드가 눈에 띄었다. 보행자 모두 멀찌감치 피하며 지나갔다. (홍인석 기자 mystic@)

인도에 방치된 공유형 전동킥보드가 보행자의 불편을 주고 있다. 하지만, 관련 규정 미비로 서울 자치단체나 경찰의 단속이 여의치 않았던 것이 사실. 이에 업체들은 ‘전용 주차장’으로 문제 해결에 나설 입장이어서 관심이 주목된다.

공유형 전동킥보드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서 위치를 확인하고 결제한 뒤, 이동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이라면 어디에나 둘 수 있어 젊은 층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전동킥보드를 포함한 국내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 규모가 2022년에 20만 대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고 추산했다.

▲전동킥보드 앱에서는 사용 가능 지역과 킥보드 숫자를 확인할 수 있다. (출처=공유형 전동킥보드 고고씽 캡처 )
▲전동킥보드 앱에서는 사용 가능 지역과 킥보드 숫자를 확인할 수 있다. (출처=공유형 전동킥보드 고고씽 캡처 )

문제는 이런 편리함이 보행자에게는 불편을 준다는 점이다. 인도 위에 방치된 전동킥보드는 보행에 방해되는 일이 잦다. 강남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신지연(31) 씨는 “가뜩이나 사람이 많고 공사 때문에 인도도 좁아졌는데, 전동킥보드를 꼭 여기에 둬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면서 “구청이나 경찰, 또는 업체라도 누군가가 책임지고 관리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동킥보드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구청과 경찰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강남구청 한 관계자는 "오토바이처럼 이륜차는 구청이 아닌 경찰의 소관이다. 전동킥보드도 이륜차로 분류돼 있어 우리가 단속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경찰서 교통안전계의 한 담당자는 "인도 위 불법 주정차는 담당 구청의 소관이다. 그쪽에 물어봐야 답을 얻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륜차는 경찰이 단속하는 것이 아니냐고 묻자 "오토바이는 맞는데 전동킥보드는 잘 알지 못한다"라며 "따로 단속을 나가거나 하지는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킥스팟' 설치 예시. 이르면 다음 달부터 설치될 전망이다. (사진제공=올룰로)
▲'킥스팟' 설치 예시. 이르면 다음 달부터 설치될 전망이다. (사진제공=올룰로)

보행자들의 불만이 표면 위로 올라오자, 업체도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다. 전동킥보드 거치대를 설치해 인도 위에 방치되는 일을 최소화하겠다는 것.

'킥고잉' 서비스를 운영하는 업체인 올룰로는 다음 달 중으로 ‘킥스팟’이라는 이름의 거치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올룰로 관계자는 "이르면 9월, 킥스팟을 설치하기 위해 현재 제작 중에 있다”라며 “규모는 아직 확정하지 못했지만, 제휴 맺은 곳을 중심으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고고씽' 운영 업체인 매스아시아도 거치대 설치를 논의 중이다. 다른 업체들과 함께 공동으로 전동킥보드 주차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 매스아시아 관계자는 "올해 들어 편의점 GS25와 업무협약을 맺는 등 주차 공간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다”면서 “(주차 거치대의) 구체적 규모나 위치 등을 논의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합정역 출구 옆에 전동킥보드 한 대가 방치되어 있다. 그만큼 행인이 걸을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든다. (출처=독자 제공)
▲합정역 출구 옆에 전동킥보드 한 대가 방치되어 있다. 그만큼 행인이 걸을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든다. (출처=독자 제공)

물론, 거치대 설치만으로 인도 주차 문제가 단숨에 해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동킥보드는 거치대 반납이 의무가 아니라 ‘권고’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유형 전동킥보드는 사용자가 가장 가까운 곳에서 타고, 반납할 수 있는 게 장점인데, 이를 포기하는 게 쉽지 않다”라며 "사용자에게 거치대 반납을 권고할 수밖에 없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권고 사항이기는 하나 시민과 전문가는 전동킥보드 거치대 설치를 반기는 분위기다. 신논현역 근처에 산다는 직장인 김진현(32) 씨는 “편리성이 높지만, 거리 이곳저곳에 놓여있어 보기에 좋지 않았다. 거치대가 생기면 인도도 전보다는 더 깔끔해질 것 같다”라고 기대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전동킥보드를 사용한 뒤에 아무 데나 두는 것이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업체 주도로 거치대가 만들어지면 전동킥보드 관리나 수거도 더 수월할 것이고 보행자의 불편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전동킥보드 같은 퍼스널 모빌리티를 관리하는 총체적인 법을 제정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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