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은 랠리를 펼쳤다. 장기물이 더 강해 일드커브는 플래트닝됐다. 특히 국고채 10년물과 3년물간 금리차는 금융위기 이후 11년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물가채는 상대적으로 약해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60bp를 밑돌았다. 2년10개월만에 최저치다.
주말사이 미중 무역분쟁이 전면전으로 치달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급격했다. 실제 중국이 원유와 대두를 포함한 75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부과 계획을 발표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즉각 맞대응했다. 5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원래 계획보다 5%포인트씩 높인데 이어, 중국 진출 미국 기업들에 대해 철수하라고 압박했다. 아울러 중국과의 단절까지도 시사했다.
반면 장 마감후엔 미중 무역협상 재개소식도 전해져 장외채권 금리가 상승하는 흐름을 연출중이다. 이 또한 트럼프가 전한 소식으로 “중국측에서 전화가 와 무역협상을 재개하고 싶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곧 협상을 시작할 것이며, 중국과 시진핑에 ‘대단한 존경’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주말사이 잭슨홀 미팅이 예정돼 있었고 제롬 파월 미 연준(Fed) 의장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와중에 트럼프의 강공 대응에 시장이 크게 출렁였다고 전했다. 당분간 대외 금리에 연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아울러 레벨부담도 커진 만큼 지난주 같은 약세장으로 돌변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1.50%)와 국고채 금리간 역전현상도 계속됐다. 3년물과는 마이너스(-)37.9bp, 10년물과는 -30.9bp, 50년물과는 -29.0bp를 보였다. 10-3년 스프레드는 2.2bp 줄어든 7.0bp로 2008년 8월12일 6bp 이후 가장 낮았다. BEI는 4.2bp 하락한 59.1bp로 2016년 10월4일 56.4bp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미결제는 787계약 줄어든 37만2736계약을, 거래량은 2만359계약 감소한 12만2270계약을 보였다. 원월물 미결제 1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33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금융투자가 2247계약을, 외국인이 2168계약을 각각 순매수했다. 반면 은행은 2550계약 순매도를 보였다.
9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지난주말보다 73틱 급상승한 135.77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35.97, 저점은 135.65였다. 장중변동폭은 32틱을 기록했다. 미결제는 347계약 감소한 12만7948계약을, 거래량은 4625계약 줄어든 9만978계약이었다.
원월물인 12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134틱 폭등한 136.04였다. 미결제는 27계약, 거래량은 1계약이었다. 합산 회전율은 0.71회를 나타냈다.
매매주체별로는 금융투자가 2518계약을 순매수했다. 이는 7일 3167계약 순매수 이후 20일만에 일별 최대 순매수 기록이다. 반면 외국인은 3107계약 순매도를 보였다. 이 또한 7일 3842계약 순매도 이후 일별 최대 순매도 기록이었다.
현선물 이론가는 3선이 고평 2틱을, 10선이 고평 5틱을 각각 기록했다.
그는 이어 “시장에 변동성을 줄 요인들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한동안은 보수적으로 시장이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주말사이 파월이 주인공인줄 알았던 시장을 향해 역시 트럼프가 메인이라는 점을 깨닫게 해줬다. 미중 무역분쟁 심화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와 위험자산 급락 여파가 반영됐다. 지난주에 이어 극심한 오버나잇 리스크를 보이는 상황”이라며 “국고채 3년물 및 30년물 발행 등 단기적 수급악재와 금통위, 월말지표, 월말 기관간 윈도우드레싱 등 국내 재료들을 무역분쟁이 덮어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시 위아래 변동폭을 감내해야 할 한주로 보인다. 미국 금리가 다시 신저점을 보이고 있어 대외 금리에 연동하는 장세는 유지되겠다. 다만 가격 부담이 커 지난주같은 약세장으로의 전환도 언제든 가능한 상황”이라며 “장 마감후 트럼프발언 뉴스에 리스크 자산이 급등하고 채권 현물금리가 다시 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