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현 전 애경산업 대표. (뉴시스)
가습기 살균제 관련 자료를 은닉·인멸한 혐의로 기소된 고광현 전 애경산업 대표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홍준서 판사는 23일 증거인멸 교사, 증거은닉 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고 전 대표에게 징역 2년 6개월, 양모 전 전무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모 팀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300시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킨 가습기 살균제 사건 관련 애경 관련자의 형사책임 범위를 판단할 수 있는 증거 자료를 은닉·인멸해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는 데 지장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판부는 고 전 대표에 대해 “범죄행위로 자신의 죄를 뒷받침하는 증거도 함께 사라진 것을 기회로 무죄를 주장하고,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까지 일관되게 자신의 죄를 하급자에게 미뤘다”며 “피고인의 태도 등을 고려하면 초범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실형에 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6년부터 최근까지 가습기메이트의 유해성과 관련된 증거자료를 폐기하고 숨기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고 전 대표 등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 관련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자료들을 모두 삭제하는가 하면, 같은 해 국회 국정조사를 앞두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회사 서버를 포렌식 한 뒤 국회에 제출할 자료를 선별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