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벤츠 안성 물류센터 가보니…“이제 한국에 없는 부품 없어요”

입력 2019-08-21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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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부품 종류 5만 가지 넘어, 물류센터 통해 필요부품 99% 대응 가능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안성물류센터가 준공 5년만에 2배 규모로 증개축 됐다.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사진제공=MBK)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안성물류센터가 준공 5년만에 2배 규모로 증개축 됐다.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사진제공=MBK)

“지금 서 있는 물류센터 바닥이 온돌입니다. 자동차 부품은 온도하고 습도가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바닥에 난방 시스템을 설치한 거죠. 곳곳에 신경 쓴 게 참 많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안내자를 따라 이곳에 들어서기 전, 머릿속에는 그저 자동차 부품이 쌓인 대형창고의 모습이 가득했다.

그러나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쾌적한 공기와 깔끔한 바닥. 그리고 질서있게 자리를 꿰찬 부품들이 잘못된 편견을 성큼 밀어내고 다가왔다.

▲부품 상태를 최적화하기 위해 자연채광과 환기, 온돌시스템까지 갖췄다. (사진제공=MBK)
▲부품 상태를 최적화하기 위해 자연채광과 환기, 온돌시스템까지 갖췄다. (사진제공=MBK)

◇준공 5년 만에 물류센터 2배 확대=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20일 경기 안성 ‘부품물류센터’에서 증축 개소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대표이사 사장을 포함한 임직원,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 코트라 김성진 외국인투자 옴브즈맨, 다임러 그룹 부품물류 클라우스 짐스키 총괄 등 국내외 관계자 60여 명이 참석했다.

새 물류센터는 이전보다 면적이 2배 커졌다. 메르세데스-벤츠 물류센터 가운데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앞서 벤츠 코리아는 2014년 7월, 520억 원을 투자해 이곳에 물류센터를 세웠다. 한국시장서 불티나게 팔릴 메르세데스-벤츠를 염두에 둔 계획 설비였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회사의 예상치를 빠르게 뛰어넘었다.

지난해 수입차 가운데 처음으로 연간 7만 대 판매를 돌파했고, 올들어 E-클래스는 단일 수입차 가운데 최초로 10만 대 판매 기록도 세웠다.

한국의 메르세데스-벤츠 판매는 우리보다 차 시장이 3배나 큰 일본을 앞선지 이미 오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벤츠 코리아는 별다른 고민없이 지난해 6월 이곳에 350억 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대규모 투자 뒤에는 한국시장의 장기적인 사업은 물론 부품 공급 안정화를 통해 ‘고객만족’을 확대하겠다는 전략도 담겼다. 그렇게 착공 1년 만에 새 물류센터는 깔끔한 모습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10미터 위에 쌓아놓은 무거운 부품도 특수지게차를 이용하면 쉽게 꺼내고 다시 채워넣을 수 있다. (사진제공=MBK)
▲10미터 위에 쌓아놓은 무거운 부품도 특수지게차를 이용하면 쉽게 꺼내고 다시 채워넣을 수 있다. (사진제공=MBK)

◇獨본사 추가 주문없이 99% 조달 가능=천장은 아득할 만큼 위로 솟아 있다. 지붕에는 자연채광은 물론 환기까지 가능한 자동 벤트 시스템을 갖췄다.

실내지만 입구부터 공기가 제법 쾌적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면적이 2배로 늘어나면서 부품 종류가 많아졌다. 보유할 수 있는 부품종류가 2만8000여 종에서 5만여 종으로 확대된 것.

보유 부품이 많아지니 사실상 이제 없는 부품이 없게 됐다.

일부 수입차 업체는 여전히 특정부품을 보유하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본사에 주문하고 또 몇 개월을 기다리는 경우가 태반이다.

반면 메르세데스-벤츠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현장 스태프는 “이제 이변이 없는 한 필요한 부품의 99%를 이곳 물류센터에서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출고된 부품은 서비스센터를 포함해 승용 71개소, 상용 18개소 등 전국 89개의 지점으로 하루 2번 배송된다.

▲오픈 행사에 나선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가 안성 인근 지역사회공헌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MBK)
▲오픈 행사에 나선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가 안성 인근 지역사회공헌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MBK)

◇첨단 스마트 물류 시스템 도입=일반부품은 안전을 위해 높이 6m 이상 쌓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단단한 파란색 철제 선반(Rack)에 분류한 경우 한계치를 좀 더 끌어올려 10m 넘게 쌓을 수 있다.

이곳 물류센터의 자랑 가운데 하나가 VNA(Very Narrow Aisle) 시스템이다. 부품 적재선반과 선반 거리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방식이다. 더 많이 그리고 단단히 채워넣는 방식이다.

그럼 어떻게 부품을 꺼내고 다시 채워넣을까. 복잡한 질문은 단박에 풀렸다. 그 사이에는 높낮이가 조절되는 특수지게차를 넣어서 해결했다.

이 특수지게차를 이용하면 입력된 부품의 위치정보를 확인하고 부품을 곧바로꺼내올 수 있다.

바닥과 맞닿은 지게차는 높낮이 레일을 통해 10m 안팎으로 상승할 수 있다. 위쪽에 적재한 부품 팔레트를 들어서 바닥까지 금새 내려올 수도 있다.

모바일 워킹 시스템도 갖췄다. 한 마디로 책상 위에 올려놓은 컴퓨터, 프린터 등을 하나의 이동 데스크에 올리고 이동하는 시스템이다.

손쉽게 이동 데스크를 옮기면서 업무를 볼 수 있다는게 특징. 부품 적재위치와 책상 사이를 수없이 오고가는 불편함을 줄이는 동시에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장거리 스캐너도 눈길을 끈다. 예컨대 예전 스캐너는 부품 박스에 표기된 바코드를 인식했다. 하나하나 스캐너로 바코드를 찍는 방식인데 장거리 스캐너는 멀리서도 쉽게 코드를 인식한다.

▲이동식 데스크 위에 컴퓨터와 모니터, 프린터를 설정해 놓은 모습. 이동 사무실 개념이다. (사진제공=MBK)
▲이동식 데스크 위에 컴퓨터와 모니터, 프린터를 설정해 놓은 모습. 이동 사무실 개념이다. (사진제공=MBK)

◇그런데 왜 안성에 세웠을까=이유는 간단하다. 제주도를 제외하면 전국 어디라도 반나절이면 닿을 수 있다.

중부고속도로는 직접적으로 맞닿았고 평택-제천, 서해안, 영동고속도로 등에 부품을 금방 실어 올릴 수 있다. 교통의 요지에 자리잡은 만큼 하루 2회 배송도 가능해졌다.

나아가 안성에서 총 100여 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개소식에는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지역구인 안성의 ‘안성맞춤’을 내세워 벤츠 코리아와 찰떡궁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대표이사 사장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지속적인 국내 투자를 통해 서비스 품질 향상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며 “더불어, 안성시 산업 발전 및 고용 창출을 통해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소식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다임러 그룹 부품물류 클라우스 짐스키 총괄은 “이번 부품물류센터 확장으로 최첨단 재고관리시스템을 통해 부품 공급률 및 업무 효율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부품 물류에 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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