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3000억 원 가까운 영업적자를 냈다.
높은 원전이용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연료비(고유가 영향)와 미세먼지 저감 정책에 따른 석탄발전 감축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1분기와 2분기를 합친 상반기 기준 영업손실은 2012년 이후 최대다.
한전은 14일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액이 2986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손실폭이 3885억 원 줄긴 했지만 작년 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매출과 당기순손실액은 각각 13조710억 원, 4121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전은 영업적자가 개선된 이유에 대해 원자력발전 이용률이 오르고 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하락 등으로 발전 자회사 연료비와 민간구입비가 5000억 원 감소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2분기 원전 이용률은 82.8%로 대규모 예방정비가 있었던 지난해(62.7%)보다 크게 상승했다. 이에 따라 발전 자회사의 연료비(3조9210억 원)는 지난해보다 8.1% 줄었다.
다만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석탄발전 감축과 여전히 높은 연료가격 등으로 인해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전기 판매 수익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영업손실을 내면서 상반기 영업손실은 전년보다 1138억 원 늘어난 928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2년 상반기 2조3000억 원 이후 가장 큰 손실액이다.
한전은 지난해 3분기의 높은 국제유가가 구입전력비에 반영되면서 1분기 영업손실(6299억 원)이 늘었고 이로 인해 상반기 손실액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단가에 적용되는 유가는 평균 5개월의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올해 두바이유는 배럴당 67.4달러로 지난해의 72.1달러보다 떨어졌지만, 2016년 43.2달러나 2017년 49.85달러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석탄 이용률이 줄고 발전단가가 상대적으로 비싼 액화천연가스(LNG)발전 가동률이 늘어나는 것도 손실폭을 키웠다.
한전은 3분기 경영실적 전망에 대해 "통상 3분기에는 영업실적이 좋은 편이다. 여름철 전력판매량 증가 등에 따른 전력판매수익 증가가 하반기 경영실적 개선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여름철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전력판매를 빼면 실적을 개선할 만한 카드가 별로 없는 만큼 한전이 전기요금 인상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한전은 지난달 1일 공시를 통해 "재무 여건에 부담되지 않는 지속가능한 요금체계 마련을 위해 필수사용량 보장공제 제도의 합리적 개선, 주택용 계절·시간별 요금제 도입 등 전기요금 체계개편 방안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전 관계자는 "전기요금 인상은 단기적인 실적으로 인해 결정될 수는 없고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서 결정하는 거로 알고 있다"며 확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한전이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서 정부와 협의해서 내년 상반기까지 진전을 이루려고 한다. 준비를 세밀하고 착실하게 해서 지속가능한 전기요금 체계가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