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환전 규모 지난달, 지난해보다 최대 8% 감소 =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에 따른 반일 운동으로 일본 내 소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제품 불매와 일본 여행 보이콧 운동이 장기화하면서 한국인의 엔화 환전 규모 감소와 일본 내 신용카드 결제 금액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에서 지난달 고객이 환전해간 엔화는 총 225억 엔으로 집계됐다. 이날 오전 10시 환율 기준으로 약 2600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달 245억 엔(2833억 원)보다 8% 감소한 수치다. 6월과 비교해도 엔화 환전 규모가 줄었다. 지난달 엔화 환전 규모는 6월 엔화 환전액 244억 엔(2821억 원)보다 7.7% 감소했다.
업계는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는 7월 환전 규모가 6월보다 줄어든 것은 이례적인 상황으로 평가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엔화 환전 규모는 이번 달 더 줄어들 수 있다”며 “최근 원화 대비 엔화 환율이 올라 엔화 저가 매수 수요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7월 둘째 주부터 일본 가맹점 카드 결제액 감소 = 일본 보이콧 운동 영향으로 일본 여행객이 급감하자 일본 내 카드결제액 규모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7월 둘째 주부터 카드 사용액이 감소세를 보였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한국인이 지난달 일본 내 가맹점에서 국내 신용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977억30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사용액 967억 원보다 1.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시기별로 살펴보면 일본 보이콧 운동이 시작된 7월 중순을 기점으로 카드 사용액이 줄었다. 7월 첫째 주 신용카드 사용액은 223억20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7억1000만 원보다 19.3% 증가했다. 둘째 주 역시 사용액 210억30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사용액 186억 원보다 13.1% 늘었다.
하지만 셋째 주부터는 신용카드 사용액이 줄었다. 셋째 주와 넷째 주 사용액은 각각 190억3000만 원과 189억40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0.4%와 5.3% 감소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사용액은 164억10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202억8000만 원보다 19.1% 급감했다.
카드업계는 보통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가 휴가 성수기인 것을 고려하면 일본 내 결제액 감소 원인은 일본 보이콧 운동 영향뿐이라는 반응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일본 불매 운동이 장기화하면서 일본행 항공편이 줄어드는 등 일본 여행객 감소가 계속될 것”이라며 “이달 역시 일본 내 카드 사용액 감소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