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이 자사주를 매입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취임 후 최초 매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사장은 12일 장내매수를 통해 자사주 1248주를 매입했다. 취득 단가는 주당 2만3910원으로 약 3000만 원 규모의 매입이 이뤄졌다.
이 사장의 자사주 매입은 2017년 11월 대표이사 취임 후 처음이다.
이 사장은 기존에도 제주항공 주식 1770주를 소유하고 있었다. 다만 이는 제주항공의 상장(2015년) 이후 성과급 개념으로 취득한 것으로 일반적인 주식 매입으로 보기는 어렵다.
앞서 이 사장과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회사를 이끌었던 안용찬 전 제주항공 부회장의 경우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그러나 안 전 부회장은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사위로 오너가(家) 인물이다. 안 전 부회장과 ‘월급쟁이 CEO’인 이 사장의 주식 매입은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이에 사장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경영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최고 경영자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 경영 의지’로 본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과도한 주가 하락으로 판단돼 장기적인 비전에 기초해 매수하신 것”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제주항공의 재무상황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제주항공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274억 원, 당기순손실 295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탓이다. 제주항공은 2014년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19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해 왔다.
회사 측은 적자전환에 대해 “공급증가로 인한 경쟁 심화, 여행수요 증가세 둔화 등 업황 부진과 환율 등 거시경제 변수 악화가 겹쳤다”며 “향후 중국 노선 조기 취항과 신규 서비스 등을 통한 부가매출 확대 등 사업모델 안정화,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최근 확보한 중국 노선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방침이다. 제주항공은 이달 6개의 중국 노선에 새로 취항한다고 12일 밝혔다.
이 회사는 13일 난퉁을 시작으로 19일 옌지, 21일 하얼빈 등에 운항을 시작한다. 신규 노선의 출발지는 모두 인천공항이다. 제주항공은 난퉁·하얼빈 노선의 경우 주 3회, 옌지 노선은 주 6회 운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