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자산운용업계에서 첫 ‘애국테마 펀드’가 출시됐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본 수출규제 관련 국산화가 이슈인 업종에 투자하는 ‘NH-Amundi 필승코리아 국내주식형 펀드’ 출시 계획을 밝혔다. 해당 펀드는 배영훈 신임 대표이사가 취임 후 내놓은 첫 상품이다. 배 대표이사는 2017년부터 올해 초 까지 NH아문디자산운용 마케팅부문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1일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배 대표이사는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기업은 물론 여러 기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민간에서도 이들 기업에 도움이 될 방안이 무엇일까 고민 끝에 나온 펀드”라고 설명했다.
오는 14일 출시 예정인 이 펀드는 글로벌 무역 여건 변화로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부품·소재·장비 관련 기업이나 글로벌 경쟁력·성장성을 갖춘 국내기업들에 주로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이다. 펀드명 역시 최근 상황을 반영해 ‘필승코리아’ 라고 정했다.
회사는 통상 70bp~80bp(bp=0.01%포인트)포인트대인 주식형 펀드 운용보수를 50bp로 낮춰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배 대표는 “운용보수를 낮춰 수익률을 제고하는 한편, 운용보수 중 절반을 공익기금으로 적립해 부품·소재·장비 관련 대학교와 연구소에 장학금 등으로 기부를 하거나 사회공헌활동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펀드 운용 규모가 400억 원이 넘으면 연간 1억 원 정도를 장학금 등으로 기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최근 국산화 이슈로 반도체 부품 소재 관련 업종의 주가가 급등한 점에 대한 부담도 있다. 이에 배 대표이사는 “수익률 부문에서 부품 소재 장비 관련 기업들이 아직 영세한데, 국산화 관련 이슈가 나오면서 이들 회사의 주가가 상당 부분 올라있는 상황이라 타이밍상으로 부담은 있다”면서도 “이미 주가 수준이 안정화에 있는 대기업 관련 기업을 같이 편입해서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애국 테마주 펀드를 계기로 관련 테마펀드의 추가 출시 여부도 관심사다. 신동준 금투협 자산운용서비스본부 상무는 “현재 어려움 처해있는 기업에 투자하고, 투자 과실을 투자자들과 누리는 펀드 출시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면서 “해당 펀드가 잘 자리 잡고, 다른 운용회사에도 비슷한 상품 출시로 확산할 여지가 있는지, 그러한 여지가 있다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배 대표이사는 회사 경영목표에 대해 “업계 5위 운용사로 도약을 위해서 대체투자와 해외투자 역량을 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며, 주주사인 농협금융그룹과 아문디 자산운용과 협력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