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회장은 11일 오후 서울시 서초구 한국콜마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제 개인의 부족함으로 일어난 일이기에 모든 책임을 지고 이 시간 이후 회사 경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내부조회 시 참고자료로 활용한 동영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제 잘못된 행동으로 피해를 입게 된 고객사, 저희 제품을 신뢰하고 사랑해준 소비자 및 국민 여러분께 거듭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또한 “특히 여성분들께 진심을 다해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그동안 불철주야 회사를 위해 일해온 임직원 여러분께도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회장은 지난달 월례조회에서 임직원 700여 명에게 문재인 정부의 대(對)일본 대응을 비판하는 내용의 유튜브 영상을 틀어 시청하게 했다. 이에 한국콜마 직원은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 해당 사실을 지적했고 9일 이 같은 사실이 일파만파 퍼지며 윤 회장을 비롯한 한국콜마를 비난하는 여론이 형성됐다.
이에 한국콜마는 “위기 대응을 위해 대외적 환경과 현상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최근 인터넷상에 유포되고 있는 유튜브 영상 일부분을 인용했다”며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를 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회사 측의 사과에도 여론의 비난은 끊이지 않았고, 급기야 한국콜마가 일본콜마와 합작으로 시작된 회사라는 점, 한국콜마의 제품은 물론 일본콜마가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 리스트까지 SNS를 통해 퍼지며 불매운동을 촉구하는 글들이 잇따랐다. 악재가 전해진 9일 한국콜마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장중 한때 4만71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에 윤 회장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사태의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결단을 내렸다.
윤 회장의 전격 퇴진은 1990년 일본화장품 전문업체인 일본콜마와 합작해 한국콜마를 창업한지 29년만이다. 현재 일본콜마는 한국콜마 지분 12.14%, 지주회사인 한국콜마홀딩스 지분 7.46%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2012년 10월 기존 한국콜마를 인적 분할해 존속법인 한국콜마홀딩스로 상호를 바꾸고, 화장품과 제약사업 부문은 신설법인 한국콜마로 출범했다.
한국콜마 측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경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윤 회장의 아들인 윤상현 한국콜마 총괄사장 대표와 딸 윤여원 전무가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