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기 금융시장에서 유동성을 조절키 위해 한국은행이 실시하는 공개시장운영 규모가 6년3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5만원권 발행에 따른 화폐발행잔액이 증가하고 있는데다,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면서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한은 입장에서는 시중에 추가로 유동성을 공급할 유인이 줄어든 것이다.
반면 공개시장운영 수단중 통화안정증권(통안채) 발행 비중은 90%에 육박하며 7년3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체 유동성조절규모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채권시장과 밀접한 통안채 발행을 같은 비중으로 줄일 경우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것이 반영된 때문이다.
부문별로는 통안채가 168조2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6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2014년 1분기 165조1000억원 이후 5년3개월(21분기)만에 최저치다. 매각규모에서 매입규모를 뺀 환매조건부채권(RP) 순매각 규모도 전분기보다 1조3000억원 감소한 9조3000억원에 그쳤다. 이 또한 2008년 4분기 5조5000억원 이후 10년6개월(42분기)만에 최저치다. 반면 통안계정은 10조원으로 전분기와 같았다.
이에 따라 총 유동성조절 규모에서 통안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89.7%에 달했다. 이는 2012년 1분기 90.2% 이후 7년3개월(29분기)만에 최대치다.
이와 관련해 한은 관계자는 “5만원권 발행으로 화폐발행액이 늘고 있고, 경제가 조금씩이나마 성장하면서 예금이 증가하고 있다. 금융기관 지급준비금 예치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한은 입장에서도 잉여유동성 환수 필요규모가 줄었기 때문”이라며 “통안채 발행 비중이 늘어난 것은 기본적으로 정례발행을 하고 있는데다 유동성조절 규모 감소 추세에 맞춰 줄일 경우 채권시장에 공급측면에서의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부재정지출이나 외환, 경상수지 등 다른 여건이 동일하고 경제가 성장추세를 이어간다면 초과 유동성 흡수 규모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