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을 좌우하는 ‘이미지센서’ 부문 세계 1위인 일본 소니를 맹추격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하 닛케이)에 따르면 세계 4위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중국 샤오미는 삼성전자가 지난 5월 발표한 6400만 화소의 최신 이미지센서 ‘GW1’을 주력 스마트폰 제품인 ‘홍미(紅米)’ 시리즈에 채용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샤오미에 이어 세계 5위인 중국 오포도 신흥시장에 출시하는 스마트폰에 삼성의 ‘GW1’을 탑재할 방침이다.
샤오미는 “삼성전자의 신형 센서는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센서(4800만 화소)보다 해상도가 34% 정도 높다”며 삼성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샤오미 공동 창업자인 린빈(林斌)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삼성이 개발 중인 1억 화소 이미지센서를 탑재한 스마트폰도 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닛케이는 중국 대형 스마트폰 업체들이 잇따라 자사 제품에 삼성전자의 신형 이미지센서를 탑재하기로 하면서 소니가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샤오미가 삼성의 고성능 센서를 채택한 것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소셜미디어 사진 게재 문화와 관련이 깊다”며 “카메라 성능이 스마트폰 선택을 결정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시장의 추세를 반영해 샤오미는 작년 5월 카메라 전문개발 부서까지 만들었다. 아울러 닛케이는 중국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이 30% 이상 치솟는 반면, 미국 애플이 1% 이하로 떨어지는 이유도 고성능 이미지센서가 탑재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삼성이 샤오미와 손잡은 이유는 중국과 신흥 시장에서 샤오미의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라고 닛케이는 평가했다. 샤오미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0% 이상으로 4위에 올랐고, 인도에서는 점유율이 1위다. 러시아에서도 상위에 올라 있다. 중국 시장 점유율이 낮은 삼성으로서는 중국 스마트폰 기업에 이미지센서를 제공함으로써 사업 확대를 노려볼 수 있다.
이미지센서 분야의 절대 강자인 소니(세계 시장점유율 50.1%)와 후발 주자인 삼성(20.5%)의 격차는 아직 큰 상황이다. 오모리 데쓰오 테크노시스템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삼성이 최첨단 제품으로 중국 공급 확대를 통해 소니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고 아성을 무너뜨리려고 한다”며 “중국과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부동의 1위인 삼성은 이런 시장 흐름을 반영해 이미지센서를 비롯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지난 5월 GW1 발표 때 삼성은 “비메모리 분야도 2030년 세계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미지센서는 더 빨리 1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