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에 퍼펙트스톰(복수의 크고 작은 악재가 겹쳐 직면하게 되는 최악의 위기)이 찾아왔다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항공업계에 전방위적 악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성장을 거듭하던 LCC(저비용항공사)가 주춤하며 업황 자체가 꺾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장 LCC’ 제주항공은 2분기 27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 회사는 2014년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19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온 바 있다.
이외에도 신규 사업자(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가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에미레이트항공 등 중동 항공사까지 노선 증편을 요구하고 있어 항공사 간 경쟁은 심화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양대 항공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실적도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분기 영업손실 237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영업이익은 205억 원을 기록할 전망인데, 이 또한 전년 대비 46.05% 감소한 수치다.
미·중 분쟁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한 환율 상승과 유가 변동도 실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현재 순외화 부채가 약 90억 달러로 환율 10원 변동 시 약 900억 원이 외화평가 손익이 생긴다”며 “또한 연간 3300만 배럴 유류를 소모하는데, 배럴 당 1달러 가격 변동 시 400억 원 (손익)변동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보이콧 재팬’ 현상으로 캐시카우(확실한 돈벌이가 되는 상품이나 사업)였던 일본 노선의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수요 감소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대다수 LCC는 일본행 항공편의 운항 축소ㆍ중지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다만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적사들의 국제선 여객에서 일본노선은 26%를 차지하는데, 특히 근거리 노선 중심의 저비용항공사들은 일본 의존도가 높다”며 “LCC는 최근 인기가 높아진 동남아와 새로 운수권을 받은 중국 노선을 키운다는 방침이나, 수익성 차이를 감안하면 일본의 빈자리를 온전히 대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국토부의 진에어 제재는 지난해 8월부터 1년째 이어지고 있다. 제제로 인해 진에어는 추가 기재 도입을 통한 외형 확장이 불가하고, 신규 운수권 배분에서도 배제돼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9월 이후 LCC에 일본 (노선 감축) 영향이 심각하게 다가올 것이고, 연말 플라이강원이 취항에 나서게 되면 공급도 늘어나게 된다”며 “하반기 LCC 업계를 포함해 FSC(대형항공사)까지 본격적인 구조 개편의 상황이 올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