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S&P가 삼성전자의 장·단기 발행자 신용등급을 'AA-'와 'A-1+'로 유지한다고 30일 밝혔다. 등급전망은 '안정적'이다.
등급 유지 결정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와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인한 어려운 영업환경에도 향후 2년 동안 견조한 재무지표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S&P는 "삼성전자의 수익성과 현금흐름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7~2018년 수준보다는 많이 낮겠지만 동사의 우수한 시장지위와 선도적 기술력, 그리고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의 화학물질 수출규제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에 다소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고품질 IT 소재의 경우 진입장벽이 높아 삼성전자가 단기간 내에 필요한 소재의 상당 부분을 국산화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공급 차질로 인한 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은 수출규제의 부정적인 영향을 어느 정도 상쇄시켜 줄 수 있다고 판단되며, 실제로 지난 몇 주 동안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상승해왔다"고 언급했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는 삼성전자에 기회인 동시에 악재라고 분석했다. 화웨이 제재는 삼성전자가 향후 2~3년 동안 무선통신장비 시장 지위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하지만 화웨이는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이기 때문에 화웨이 스마트폰 매출 하락은 수요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S&P는 전 세계적인 5G 도입은 2020년 삼성전자의 완만한 스마트폰 매출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S&P가 추정한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약 24조 원으로 전년 대비 약 60% 감소한 수준이다. 영업실적 저하에도 불구하고 향후 2년 동안 약 35~50조 원 규모의 양호한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등급전망 '안정적'은 삼성전자가 향후 1~2년 동안 재량적 현금흐름 흑자를 창출하고 신중한 재무정책을 통해 무차입 상태(조정 기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는 S&P의 견해를 반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