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업체들, 중국 시장 침체에 진퇴양난

입력 2019-07-29 14:58 수정 2019-07-2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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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가동률 바닥인데...세계 1위 시장인데다 투자 본전 생각에 철수 난망

중국 자동차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해외 완성차 업체들의 현지 생산 라인이 사실상 공회전 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중국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데다 거액을 쏟아부어 생산 라인을 구축한 만큼 본전 생각에 쉽게 철수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포드자동차의 중국 합작 파트너인 창안자동차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국 포드 공장의 올해 상반기 가동률이 전체 생산능력의 11%에 그쳤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상반기 포드의 현지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29만 대에 그쳤다.

프랑스 PSA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상반기 신차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62% 감소했다. PSA와 창안자동차의 합작법인인 창안PSA는 상반기에 겨우 102대를 생산했다. 공장 가동률은 전체의 1%에도 못 미쳤다. PSA가 중국 둥펑자동차와 합작한 둥펑PSA의 상반기 공장 가동률도 22%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현재 포드와 PSA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 “일반적으로 공장 가동률이 80%는 넘어야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번스타인의 로빈 저 애널리스트는 “일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들은 머지않아 중국 시장에서의 포지션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중국 내 과잉 생산능력 때문에 주요 기업들의 실적은 매우 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해외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털기 위해 애써야 하는 처지다. 제프리스의 패트릭 위안 애널리스트는 “중국 자동차 시장은 포기하기에는 너무 큰 단일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작년에 중국 자동차 시장은 약 30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중국의 신차 판매 대수는 2017년 대비 4% 감소한 2300만 대였다. 이런 부진은 올해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신차 판매 대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 줄었다.

포드는 중국에서 신모델을 내놓는 등 실적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지난해 해외 완성차 업체로는 처음으로 중국에서 철수한 일본 스즈키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포드는 지난해 중국에서 15억 달러의 손실을 냈다.

그나마 중국 시장에서 선방하던 독일 폭스바겐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폭스바겐은 올해 1분기 판매 대수가 지난해보다 약 6%, GM은 10% 각각 감소했다. 그나마 GM과 폭스바겐의 공장 가동률은 80%가 넘는다.

이런 상황과 대조적으로 럭셔리 브랜드들은 올해 들어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번스타인에 따르면 독일 다임러의 현지 합작사인 베이징 벤츠는 공장 가동률이 90%, BMW 브릴리언스의 가동률은 96%였다. 혼다와 도요타 등 일본 기업들의 상황도 양호한 편이다. 이들의 현지 합작사 공장 가동률은 교대 근무까지 더해져 100%가 넘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부진은 현지 경기 둔화와 새로운 규제, 신차 구입 시 보조금 중단 등이 맞물린 결과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자동차 시장이 이미 바닥을 쳤다며 내년부터는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성장률은 10년 전 두자릿수에 훨씬 못 미치는 1~2%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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