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24)이 4타 차를 극복하고 역전 우승으로 시즌 두 번째 메이저 정상에 등극했다.
고진영은 29일 프랑스 에비앙레뱅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6527야드)에서 끝난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일 라운드에서 버디를 5개, 보기를 1개로 4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일 1타 차 공동 2위로 출발한 고진영은 합계 15언더파 269타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공동 2위인 김효주(24)와 펑산산(중국), 제니퍼 컵초(미국)와는 2타 차다.
이로써 고진영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5승을 달성했다. 3월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한 고진영은 4월에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세계 랭킹 1위에 복귀하게 됐다. 시즌 상금(198만3822달러)도 1위에 올라 LPGA 투어 올해의 선수, 평균 타수 부문까지 다관왕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승부처는 14번 홀(파3) 승부였다. 김효주에 1타 차 뒤진 가운데 고진영의 티샷만 온그린에 성공했다. 김효주와 박성현(26)의 공은 그린 앞 벙커에 빠졌다. 박성현은 곧바로 홀컵을 노린 벙커샷을 쳤고 버디로 이어졌다.
선두를 달리던 김효주의 공 위치는 더 안 좋았다. 그린 앞 언덕이 가로막은 벙커 경계선 근처에 공이 박혔다. 김효주가 벙커 탈출을 노리고 친 샷이 언덕을 맞고 다시 벙커로 떨어졌다. 이은 벙커샷도 온그린에 실패했다. 김효주는 세 번의 퍼트 만에 결국 홀컵에 공을 넣었다. 고진영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두 번째 퍼트로 홀컵 가까이에 붙인 뒤 파에 성공했다.
고진영이 선두로 나섰지만, 우승 경쟁은 펑산산, 컵초까지 가세했다. 2타 차 이내 접전이었다. 먼저 경기를 마친 펑산산, 컵초에게 1타 차로 쫓기던 고진영은 17번 홀(파4) 약 4m 거리에서 친 퍼트가 자기 뜻대로 구르는 것을 보고 버디를 확신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2타 차 여유를 가진 고진영은 18번 홀(파5)에서 여유 있게 파를 잡으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고진영은 2015년 박인비가 여자 PGA 챔피언십과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4년 만에 한 해에 메이저 2승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는 한 시즌에 메이저 2승을 거둔 선수가 없었다. 박성현은 10언더파 274타로 공동 6위, 박인비는 9언더파 275타를 쳐 공동 8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