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송상윤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부연구위원이 발표한 ‘BOK경제연구, 통화정책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 차입자 현금흐름경로를 중심으로’ 자료에 따르면 모기지금리가 1%포인트(100bp) 하락할 경우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대출자들의 한 분기(3개월) 중 신용카드 평균 소비는 5만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변동금리 대출자들만 별도로 분석해도 8만원 증가에 그쳤다.
이는 2011년 2분기부터 2017년 4분기까지 한은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에 존재하는 주택담보대출 차입자 중 고정금리나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3년 이상 지속적으로 보유하면서, 연체상태에 있지 않으며, 2건 이상 주담대 보유자 중 변동금리면 변동금리 고정금리면 고정금리로 동일 유형의 대출만 보유한 차주 10만623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사실상 고신용 대출자로 분석을 제한한 것으로, 대출자가 3년 이상 보유를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 분석기간도 실제는 2011년 2분기부터 2015년 3분기까지다.
소득이 높은 차입자일수록 소비가 이자상환액 변화에 덜 민감했으며, 부채수준이 높은 차입자일수록 소비보다는 원금상환(디레버리징·Deleveraging)에 더 적극적이었다. 또 신용카드 이용액, 원금상환액, 이자상환액의 합을 연소득으로 나눈 비율이 중간값(0.55, 즉 벌어들인 소득으로 소비에 쓰고 빚을 갚고도 절반 정도 돈이 남는 차주) 이하인 유동성이 풍부한 차입자의 경우 이자비용이 10만원 줄면 3만원(한계소비성향 0.343)을 더 소비하는데 반해, 유동성이 부족한 차입자들은 6만원(한계소비성향 0.603)을 더 소비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신용 접근성이 양호한 차입자들의 소비는 이자상환액 감소에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신용점수가 낮으면서 제2금융권 대출을 보유한 차입자들은 이자상환액 변화에 따른 한계소비성향이 0.549로 높게 추정됐다.
송상윤 한은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서도 통화정책의 현금흐름경로가 소비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확인했다. 주담대중 변동금리 비중이 확장적 통화정책의 소비 진작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도 “극히 제한된 미시적 분석으로 한계는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같은기간 한은의 공격적인 금리인하와 이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로 소비증가세가 미미했다는 평가에 대한 답을 내놓지는 못한 것이다. 실제 이 보고서의 분석기간인 2011년 2분기부터 2017년 3분기까지 한은은 기준금리를 3.25%에서 1.25%로 낮췄다. 또 같은기간 가계부채는 877조1782억원에서 1419조2635억원으로 542조859억원(61.8%)나 급증했었다. 이후에도 증가세가 꾸준해 1540조원을 넘어서면서 우리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