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혼밥 중] 깊은 바다의 맛ㆍ여유로운 분위기…구로구 순두부찌개 '영애식당'

입력 2019-07-24 16:50 수정 2019-07-2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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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애식당은 기본반찬으로 잡채를 제공한다. 김치를 덜 수 있는 접시도 함께 나온다. (홍인석 기자 mystic@)
▲영애식당은 기본반찬으로 잡채를 제공한다. 김치를 덜 수 있는 접시도 함께 나온다. (홍인석 기자 mystic@)

혼밥을 하다 보면 좋지 못한 재료 또는 영양이 불균형한 음식을 먹거나, 빨리 허겁지겁 먹다가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있다. 즉석식품을 많이 이용하는 1인 가구가 특히 그렇다. 좋은 음식과 시간적 여유를 갖고 혼밥을 해야 맛도 건강도 챙길 수 있다.

서울 구로구에 있는 ‘영애식당’은 신선한 재료, 차분한 가게 분위기 덕에 혼밥족이 여유롭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영애식당에서 가장 잘 팔리는 메뉴는 영애국수와 영애순두부. 가격은 각각 6000원, 8000원이다.

구로역에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에 있는 영애식당 주변에는 주거시설이 많다. 아파트는 물론 1인 가구 주거를 상징하는 오피스텔도 빼곡히 세워져 있다. 지하철역과 가깝진 않지만, 주민들이 방문하기에는 위치가 괜찮은 편이다. 대로변에 있어 찾기도 쉽다.

▲식당 내부에는 혼혼자 식사할 수 있는 자리가 없다. 식당 자체가 혼밥족을 위한 곳이기 때문이다. (홍인석 기자 mystic@)
▲식당 내부에는 혼혼자 식사할 수 있는 자리가 없다. 식당 자체가 혼밥족을 위한 곳이기 때문이다. (홍인석 기자 mystic@)

◇'혼밥족' 환영한다는 영애식당

영애식당은 혼밥족을 위한 자리가 따로 없다. 2인용, 4인용 식탁에서 혼자 먹어야 한다. '혼자만의 아늑한' 공간이 없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영애식당에서 혼밥을 해도 될지 망설일 수도 있지만, 이곳은 '혼밥족'을 환대하는 식당이다.

정문에서부터 '혼밥! 혼술! 문화입니다'라는 큼지막한 문구가 눈에 띄었다. 부담 없이 혼자 와도 된다는 메시지다. 주문은 키오스크(무인결제기)로 이뤄진다.

▲식탁이 일렬로 놓아져 있다. 자리가 '일자'형태로 배열된 곳이다. (홍인석 기자 mystic@)
▲식탁이 일렬로 놓아져 있다. 자리가 '일자'형태로 배열된 곳이다. (홍인석 기자 mystic@)

◇맛 만큼 중요한 것은 '분위기'

식당 방문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 중 하나가 ‘분위기’다. 식당에서 나는 소리, 직원들의 언행 등이 이런 분위기를 좌우한다. 혼밥족이라면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시끄럽거나, 혼자 왔다고 눈치를 받았다면 식사시간 내내 가시방석이 된다.

영애식당은 식기세척기 소리가 가게 안을 가득 채울 정도로 고요(?)한 곳이다. 잔잔한 팝 발라드가 흘러 마음도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혼밥을 하며 맛과 시간을 음미하기에 좋은 조건인 셈이다.

직원들도 친절하다. 음식을 내주면서 필요한 것은 없는지, 김치는 어디서 덜어 먹을 수 있는지 나긋한 목소리로 설명해준다.

‘영애국수’를 점심으로 먹은 한상규(24) 씨는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살고 있는데 이곳에 오면 고향에서 느꼈던 포근함이 떠오른다”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흔히들 ‘서울살이는 각박하다’고는 하지만 이곳에서만큼은 통하지 않는 말이다.

▲신선한 해물이 순두부찌개에 들어가 있다. 각각의 맛이 잘 어우러져 깊은 맛을 낸다. (홍인석 기자 mystic@)
▲신선한 해물이 순두부찌개에 들어가 있다. 각각의 맛이 잘 어우러져 깊은 맛을 낸다. (홍인석 기자 mystic@)

◇좋은 재료에 자극적이지 않은 맛

순두부찌개가 한 끼 식사로 흔한 음식이 된 지는 오래다. 하지만 화학조미료로 맛을 낸 곳이 많아 국물 맛이 대동소이하다. 텁텁하게 느껴지는 뒷맛의 무거움도 남는다.

영애식당의 순두부찌개는 조금 다르다. 한 숟가락 떠먹으면 ‘맑다’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게, 새우, 주꾸미, 조개 등을 넣고 끓인 육수는 바다의 향이 느껴진다. 신선한 재료에서 나오는 건강한 맛이 담겨있다.

순두부도 좋은 것을 썼는데, 조리도 잘했다. 쉽게 부러지는 순두부 특성상 먹기 직전에 넣어서 바로 끓여야 맛과 모양이 산다. 오래 넣고 끓이면 먹는 질감은 물론 맛도 좋지 않다. 영애순두부는 고소한 순두부를 적당히 끓였다. 양도 많아 한 끼 식사로 부족하지 않다.

구로구 주민인 임수희(44) 씨는 “이곳의 음식들은 자극적이지 않아 먹고 나면 속이 불편하지 않다”라며 “나이가 들면 소화가 잘되지 않아 힘들 때가 있는데 영애식당 음식은 그렇지 않더라”라고 설명했다.

◇혼밥족을 위한 '팁'

영애식당은 쉬는 날이 없다. 언제든지 가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쉬는 시간도 없다.

대체로 조용한 분위기고 사람이 한 번에 잘 몰리지도 않아 대기시간도 거의 없다고 한다. 대기 줄을 보며 '빨리 먹어야겠다'라고 생각이 드는 일도 드물다고.

◆총평

맛 ★★★★☆

양 ★★★★

분위기 ★★★★☆

눈치력 ★★★★★

가게 위치 ★★★☆

서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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