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은 지난 5월 실적 발표 당시, 글로벌 생산 능력을 10% 절감하고, 2022년도까지 전 세계에서 직원 4800명 이상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조기 퇴직 등의 초기 비용으로 470억 엔(약 5116억 원)이 들지만, 연간 300억 엔 규모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올해 3월 끝난 2018 회계연도 성적은 심각했다. 북미에서의 판매 부진 여파로 순이익은 전년도 대비 57% 감소한 3191억 엔이었다. 2019 회계연도 순이익도 47% 감소한 1700억 엔을 예상하는 등 전망도 좋지 않다. 이에 감원 규모를 1만 명 이상으로 대폭 늘린 것이다. 닛산의 전 세계 직원 수는 올해 3월 말 현재 약 13만9000명이다.
닛산은 25일 2019 회계연도 1분기(4~6월) 실적 발표와 함께 감원 계획을 포함한 새로운 경영 합리화 과정을 설명할 예정이다. 팩트셋은 닛산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1091억 엔에서 약 90% 줄었을 것으로 전망했다.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의 판매 부진이 심각한 데다 자율주행차와 전기자동차 등 차세대 기술에 거액의 자금을 쏟아부은 영향이다.
일본 언론들은 닛산이 구조조정을 서두를 수 밖에 없는 배경으로 대주주인 프랑스 르노와의 주도권을 둘러싼 긴장 관계를 들었다. 수익성 개선을 서둘러 르노와의 협상에서 목소리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이 회사법(특별배임) 위반 혐의로 체포된 이후 전열 재정비에 역량을 집중시켜온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 사장은 곤의 확장 전략이 작금의 부진을 야기했다고 보고 있다. 곤이 시장 확대에 혈안이 돼 과도한 할인을 남발하고, 렌탈카 업체에 최저 마진으로 차량을 판매해온 것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닛산은 곤 전 회장이 추진하던 확대 노선의 폐해를 제거하고, 차세대 기술에 자원을 집중할 수 있는 체제 구축을 서두른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