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오토 인사이드] 화창한 날 후방 안개등 켜고 다니면 유럽에선 ‘딱지’!

입력 2019-07-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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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많고 낮 짧은 북유럽, 후방 안개등 필수 장비…일부 국가에선 악천후 아닐 때 켜고 다니면 단속 사유

2015년 2월 영종대교. 106중 추돌사고가 발생,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1차 원인은 짙은 안개였다. 가시거리가 10m 안팎에 불과할 정도로 안개가 짙게 낀 상태에서 최초 사고 뒤 뒤따르던 운전자들이 이를 미처 보지 못하고 연달아 부딪히며 발생한 것. 당시 후방 ‘안개등’만 있었더라도 106중 추돌사고라는 대형 참사는 없었을지 모른다.

안개가 끼면 운전자는 시야 확보가 어렵다. 때로는 2∼3m 앞도 보이지 않는다. 도로에서의 사고 위험은 크게 높아진다. 안개 낀 날 발생한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는 10.6명으로 비(2.9명)나 눈(2.5명)이 내린 날보다 훨씬 많다는 통계도 있다.

전문가들은 ‘안개등’은 필수 장착요소는 아니지만 안개나 눈길, 빗길, 특히 야간 악천후 때 운전자 본인은 물론 상대방의 생명까지도 지켜주는 ‘램프의 요정’이라 말한다.

이런 안개등은 등화장치인 만큼 제작 및 장착 규정이 존재한다. 전방 안개등은 황색 또는 백색이어야 하고 전조등 전구보다 낮은 위치에 달려 있어야 한다. 후방 안개등 역시 황색 또는 붉은색이어야 한다.

안개등 개수는 전방과 후방에 각각 2개 이하만 달 수 있다. 1개를 설치할 경우 중심선 또는 중심선의 좌측에 달아야 한다. 2개를 설치할 경우 장착 위치가 좌우 대칭이어야 한다.

이 밖에 맞은편 차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도록 전조등 범위 안쪽을 비추도록 위치가 정해져 있다. 물론 등화장치인 만큼 광도 역시 법으로 정해져 있다.

하지만 후방 안개등은 여전히 낯설다.

후방 안개등은 뒤쪽 시야를 확보하기보다 악천후 때 뒤따라오는 자동차에 나의 존재를 알리는 역할이 더 크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차 대부분이 후방 안개등을 장착하고 있다. 눈과 안개가 많은 데다 해 뜨는 시간이 짧은 북유럽에서는 사실상 필수 장비다.

최근에는 단순하게 차의 존재를 뒤차에 알려주는 기능 이외에, 뒤따르는 차가 차간 거리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장비도 나왔다. 앞차가 노면에 레이저를 발사해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은 물론, 일정 범위까지 레이저를 쏴 차간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에게는 없지만 유럽 현지에서는 후방 안개등과 관련한 사용 법규도 존재한다. 아무 때나 켜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다.

악천후가 아닌, 정상 주행 요건에서 후방 안개등을 켤 경우 유럽 일부 국가의 경찰은 단속에 나선다.

반면 국내에서는 설치와 제작, 제품 규격이 존재하는 반면 이를 사용하는 데 따른 규정이 도로교통법에 없다.

최근 유럽 수입차와 국산차 일부(르노삼성)가 후방 안개등을 장착해 출고하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규정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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