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중국 측은 협상에 대해 약속을 하기 전에 미국의 조치를 관망하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말 일본 오사카 담판에서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지만 아직 양측은 고위급 대면 협상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사카 담판 당시 “일부 미국 기업이 화웨이에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 관리들은 반도체나 기타 제품 중 어떤 것을 화웨이에 판매할 수 있도록 제재를 풀어야 할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미국 측이 국가안보 우려를 유발하거나 화웨이에 전략적 우위를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무엇인지 아직 판별하지 못한 상태인 것이다.
미국과 중국 고위급 협상대표들은 지난주 전화통화를 했으나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번 주에 또 다른 통화가 예정돼 있지만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이 화웨이에 어떻게 하는지를 보고 그 다음 행로를 결정할 전망이다.
왕후이야오 중국세계화센터 사장은 “화웨이 이슈가 정말로 무역협상의 본질을 바꿨다”며 “협상 속도는 미국이 바라는 것만큼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도 장기전을 예상하는 듯하다고 WSJ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우리는 또 다른 3250억 달러(약 383조 원) 관세가 있다”며 “원한다면 언제라도 이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추가 관세가 발동되면 사실상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
트럼프는 오사카 담판 당시 중국이 즉각적으로 미국 농산물을 대량으로 구입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중국은 그런 약속을 절대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중산 중국 상무부장은 이번 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투쟁정신을 고수하면서 인민의 이익과 다자간 무역 체제를 단호하게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비교적 강경파인 중산 부장은 지난주 미·중 무역협상 대표 전화통화에서 류허 부총리와 함께 협상에 임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