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은 11일(현지시간)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연준의 금융 정책에 대해 증언했다. 전날은 하원 금융위원회에서 무역 마찰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가 미국 경제 전망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해 시장의 환호를 받았다.
파월 의장은 이날도 같은 견해를 유지했다. 특히 이날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의 연관성이 무너지고 있다며 연준에 금융 완화 여지가 있음을 재차 보여줬다. 그는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의 연관성은 약 20년 전에 약해졌다”며 “연관성은 점점 더 약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매우 양호하다”고 진단하고, “금융당국이 경제의 양호함을 유지해야 한다”며 금융 정책 툴을 활용해 나아갈 생각을 나타냈다.
이외에 파월 의장은 경기 가속도 감속도 초래하지 않는 ‘중립금리(neutral rate)’에 대해 기존의 추정보다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 금융 정책이 너무 긴축적이라는 인식을 나타냈다. 파월은 “자연이자율(중립금리)은 생각한 것보다 더 낮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고, 자연 실업률도 기존 상정을 밑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금융정책은 이제까지 생각되던 것 만큼 완화적이지 않다”고 진술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참가자들의 장기 금리 예상치는 6월 2.5%로 3월의 2.8%에서 하락했다.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7월 30,31열리는 FOMC에서 0.25%포인트의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고 있다.
앞서 시장에서는 지난 5일 발표된 6월 실업률이 3.7%로 완전고용 수준을 유지하고,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전년 7만2000개보다 훨씬 많은 22만4000개 늘면서 연준의 이달 금리 인하가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이날 파월의 발언은 실업률이나 물가 수준에 상관 없이, 또 금융 정책이 너무 긴축적이어서 어느 정도 완화 필요성이 있음을 보여줬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존 윌리엄스 총재는 “완화론이 강해졌다”며 “FOMC는 경기 확대를 지속시키기 위해 적절한 금융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와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의 토머스 버킨 총재는 비교적 신중한 어조였다. 보스틱 총재는 애틀랜타에서 기자들에게 “먹구름이 폭풍을 일으키는 상황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며 자신이 금리 인하 필요성에 회의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게 합리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용 관점에서 경제는 매우 긍정적인 방향으로 추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가 공개적으로 연준의 정책을 비판하고 있는 가운데, 파월 의장은 청문회에서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양당의지지를 얻었다. 파월은 “정권의 비판이 정책 결정을 복잡하게 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