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 신고액이 기저효과와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전년보다 37% 급감했다.
실질적인 투자 유치액으로 볼 수 있는 FDI 도착액도 40% 이상 줄었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6월 누계기준 FDI 신고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3% 감소한 98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FDI 도착액은 전년대비 45.2% 줄어든 56억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FDI 실적이 전년보다 크게 감소한 것은 상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작년(신고액 157억 달러)의 기저효과와 미·중 무역 분쟁 등 보호주의 확대 등에 따른 글로벌 FDI 하락세에 기인한다고 산업부는 분석했다.
글로벌 FDI는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작년에 금융위기 이후 최저인 1조3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산업부는 2분기 신고액(67억 달러)이 1분기(31억7000만 달러)보다 2배 이상 증가해 반등의 모멘텀이 창출됐다고 밝혔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의 FDI 신고액은 기계장비·의료정밀, 화공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늘면서 전년보다 3.1% 늘어난 31억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제조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줄면서 신고액(26억8000만 달러)이 전년보다 41.5% 감소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의 불확실성과 유로존 경기 성장률 둔화가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대한(對韓) 수출 규제에 나선 일본의 FDI 신고액은 5억4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38.5% 줄었다. 일본이 '2020 도쿄 올림픽' 등 자국투자에 집중하면서 한국에 대한 투자가 감소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다만 신산업분야(블록체인·핀테크) 및 정보통신기술(ICT)투자와 한국이 강점을 가진 이차 전지·반도체 분야 밸류체인 진출을 위한 투자는 견조세를 보였다.
중국의 FDI 신고액(3억 달러)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자본유출에 대한 엄격한 통제 등으로 한국에 대한 투자 여력이 떨어지면서 전년보다 86.3%나 줄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등 제조업(30억9000만 달러) 투자가 전년보다 31.3% 줄었으며 금융·보험, 부동산 등 서비스업 투자(67억2000만 달러)도 19.7% 줄었다.
유형별로는 직접적으로 사업장을 새로 건설하는 형태의 그린필드형 투자액이 전년보다 44.9%나 줄었으며 인수합병(M&A)형 투자(28억 달러)도 4.9% 감소했다.
산업부는 올해 FDI 실적 전망에 대해 2분기 실적 증가, 신산업·스타트업에 대한 꾸준한 투자수요, 화공, 전기·전자 등 주력산업에 대한 투자 지속 등으로 5년 연속 200억 달러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진단했다.
이를 위해 첨단 부품·소재, 3대 핵심 신사업(시스템반도체·미래차·바이오) 등 분야에서 기술력 있는 외국 기업을 집중유치하고, 현금지원 대상 확대 등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