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홈쇼핑은 샴쌍둥이 토끼다. 수익성과 공익성의 얼굴을 한쪽씩 갖고 있다. 두 가지 가치를 지키려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필수다. 올해 하반기에는 이를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설 것이다.”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영홈쇼핑의 ‘체질 개선’을 선언했다. 2015년 창립 이후 공영홈쇼핑은 매해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누적 적자액은 400억 원에 달한다. 이 같은 부분 자본잠식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최 대표는 올해 제품 취급액 7400억 원, 매출 1850억 원을 목표로 세웠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각각 전년 대비 16, 22% 증가한 규모다. 당기순손실 예상 규모는 -48억 원으로 잡았다.
취임 1주년과 공영홈쇼핑 개국 4주년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 대표는 “공익성과 수익성을 함께 가져가야 하는데 이대로면 자본잠식을 당할 위기”라며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공영홈쇼핑은 1516억 원의 매출액과 6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017년 대비 9.1% 늘었으나 영업 적자 폭은 45억 원에서 20억 원가량 늘었다. 당기순손실도 52억 원으로 전년 35억 원에서 확대됐다. 공영홈쇼핑의 당기순손실은 2015년 -190억 원, 2016년 -94억 원, 2017년 -35억 원, 지난해 52억 원으로 4년 동안 400억 원 가까이 쌓였다.
공영홈쇼핑은 2015년 3월 법인을 설립해 그해 7월 방송을 시작했다. 최 씨는 방송 시작까지 준비 기간이 짧아 그 여파가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4개월 만에 사람 뽑고, 방송 설비를 갖추며 준비했는데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며 “그 4개월의 그림자가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낮은 판매 수수료율, 20ㆍ21번으로 밀린 채널 번호 등도 실적 개선의 장애물로 꼽힌다. 공영홈쇼핑의 판매 수수료율은 지난해 4월 재승인 과정에서 23%에서 20%로 낮아졌다.
올해 실적 개선을 위한 영업 전략으로 최 대표는 △ 다양한 중기상품 POOL 전략적 확대 △ 생방송 시간 확대 운영△‘국민’ 전략상품 발굴 등을 꼽았다. 의류, 침구류와 같이 국내 제조기반이 미흡하고, 국내 제조 시 원가 상승률이 높은 상품을 하반기 편성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이달부터는 생방송 시간을 1일 18시간 20분(06:40~01:00)으로 기존 운영 시간(07:15~00:45) 보다 50분 늘려 운영한다. ‘대한민국 우수 중소기업전’, ‘쌀의 날’, ‘제철 과일 대전’ 등 특집전과 국민 삼계탕, 국민 청국장과 같은 국민 대표상품 개발ㆍ육성도 추진한다.
‘해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품’ 판매 배제 방침을 포기한 것도 실적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공영홈쇼핑은 5월 이사회에서 ‘해외 OEM 제품’ 일부를 취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 홍종학 전 중기부 장관이 100%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만 판매하는 ‘메이드 인 코리아’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고, 이에 공영홈쇼핑은 올해부터 해외 OEM 제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OEM 생산 업체들의 반발,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 우려 등으로 이를 철회한 것이다. 이와 관해 최 대표는 “OEM 제품 판매를 최소화할 것”이라며 공익성을 포기한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아리랑TV와의 협업도 기대 요인이다. 이달 초 공영홈쇼핑은 아리랑TV와 손잡고 국내 우수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돕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아리랑TV와의 협업은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낸 아이디어”라며 “평일 저녁에 매일 보신다고 하셔서 긴장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4월 발생한 생방송 방송 사고에 관해서 최 대표는 “지금도 트라우마로 밤에 잠을 잘 못잔다”고 토로했다. 공영홈쇼핑은 당시 약 1시간 동안 방송 중단 사고를 냈고, 이틀 뒤 밤 10시경에 생방송 송출 방송사고를 냈다.
공영홈쇼핑은 9월부터 건물 내 전력 공급 중단 시 비상 발전차를 운영해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시스템 운영위원회 신설 △전기설비 관련 전담인력 확보 △비상상황훈련(분기별 1회), 전기 안전 교육(분기별 1회) 진행 등을 재발 방지책으로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