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형 사모펀드가 특정 증권사(IB)만 M&A 파트너로 활용하는 경우를 찾기 힘들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선 사모펀드 시장이 팽창되면서 다양한 투자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특정 증권사만을 고집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최근 딜이 나올 때마다 다른 증권사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있다.
작년부터 최근까지의 MBK의 매각 주관사를 보면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크레디트스위스, JP모건 등 주로 외국계 IB를 쓰고 있지만 겹치는 곳은 없다.
최근 롯데손보를 인수한 `토종펀드‘인 JKL은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국내증권사를 골고루 선택하고 있다.
사모펀드의 한 관계자는 “이제 주력 주관사란 개념은 거의 없어지고 있다”며 “불필요한 잡음을 없애기 위해 사안마다 적합한 증권사를 선택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산업은행과 CS간 몰아주기는 여전하다.
최근에 산업은행은 CS를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관사로 정했다. 이에앞선 동부제철 때도 산은은 CS를 선택했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13~2016년 산은은 외국계 투자은행(IB)인 CS를 블록딜 4건 중 2건, M&A 15건 중 8건의 매각주간사회사로 선정했다. 이는 각각 절반이 넘는 비율이다.
산은 관계자는 “국책은행이기 때문에 비용에 대한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CS보다 저렴한 수수료를 제시하는 곳이 흔치 않다”고 말했다.
한앤컴퍼니와 NH투자증권와의 인연은 한온시스템(구 한라공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상원 한앤컴 대표와 정영채 현 NH투자증권 대표는 2015년 한온시스템을 인수했다.
당시만해도 신생 펀드였던 한앤컴은 NH투자증권의 인수금융 도움을 받았는데, 결국 한온시스템이라는 대어를 낚았고 덕분에 톱 클래스 펀드로 성장했다.
그때부터 정영채 대표와 한상원 대표간에 강한 신뢰가 형성됐다고 한다.
실제로 그 후 SK해운 등 한앤컴의 빅딜에는 매번 NH투자증권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재무적투자자(LP)가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펀드와 IB간 소위 ‘특수관계’가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