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현대차, 세계 초일류기업 꿈꾼다-(上)

입력 2008-07-30 13:55 수정 2008-08-04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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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이 세계 자동차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올해 세계 판매 1위를 노리는 일본 토요타마저 생산목표를 줄여 잡았고, 100여 년간 세계 1위 자리에 있던 미국 GM은 부도 위기에 몰리는 위기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를 대표하는 자동차기업인 현대기아차 그룹이 국내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올 상반기 현대차는 국내 31만8756대, 해외 116만2396대(CKD 제외) 등 전 세계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4.2% 증가한 148만1152대를 판매했다.

이는 현대차의 역대 상반기 판매로는 최대실적으로, 경유가 인상에 따른 국내 RV시장 위축, 미국 자동차 시장 침체 등 국내외시장의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제네시스, 쏘나타 트랜스폼, i30 등 신차판매 호조와 인도, 중국 등 해외공장의 실적 호조에 따른 것이다. 특히 반기 기준 해외 판매가 처음으로 100만대를 돌파했으며, 내수판매도 2003년 이후 상반기 실적으로는 동기 최다판매를 기록했다.

◆창립 40여년 만에 세계 7위 기업으로 '도약'

현대차는 현재 미국, 중국, 인도, 터키 등 4개국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체코와 러시아에도 공장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기아차와 합쳐 세계 7위를 차지했다. 1967년 설립돼 불과 40여년 만에 이뤄낸 갚진 성과다.

현대차의 세계시장 진출은 과거 ‘수출역군’으로 세계를 향해 뻗어가던 대한민국의 기업들처럼 빠르게, 그리고 꾸준히 전개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가까운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놀랍다.

알려져 있다시피,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신흥 경제 강국이다. 따라서 전 세계의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우선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국 내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폭증하는 내수를 감당하기도 바쁜 중국이 아직 고부가가치의 공산품 수출에 눈 돌릴 틈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2002년 중국에 첫발을 내딘 현대차는 베이징기차와 합작으로 연산 5만대 규모의 공장을 세우며 대륙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현대차가 베이스캠프로 베이징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이미 내노라하는 기업들은 중국에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이들과의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면서 최대한의 비용 대비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곳을 선택한 것이다.

◆베이징에 대한 '탁월한 선택'

중국의 수도이자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베이징에 대한 선택은 결과적으로 옳았다. 중국의 관문을 통과한 많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효과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또한 베이징현대가 중국 프로축구리그의 궈안(國安)팀 스폰서로 나서면서 브랜드 홍보효과도 톡톡히 봤다.

올해 완공한 베이징 2공장은 연산 20만대 규모를 내년까지 유지한 후 2010년부터 연산 30만대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공장은 4개 차종을 하나의 라인에서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혼류생산 시스템을 갖췄으며, 우선 중국형 아반떼 전용 공장으로 운영하다 향후 현지 전략 신차를 추가로 투입해 2010년에 판매를 60만대까지 늘리고 시장점유율도 8%선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이번에 2공장 부근 16만5000㎡(5만평) 부지에 문을 연 기술센터에 설계동, 디자인동, 기능시험동, 엔진시험동, 배기시험동, 주행시험장을 갖춰 중국 현지에 맞는 모델생산에도 좋은 조건을 갖췄다.

현대차는 이런 훌륭한 조건을 바탕으로, 2010년께에는 기아차와 더불어 중국 시장 2위업체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는 이치 폭스바겐과 상하이 폭스바겐을 합친 폭스바겐 그룹이 17.5%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으며, 상하이 GM이 9.4%로 그 뒤를 이었다.

현대차는 중국 외에도 인도, 터키 공장을 운영 중이며, 체코와 러시아 공장도 곧 해외공장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지난 98년 생산을 개시한 현대차 인도 공장은 2006년 3월에 인도자동차 산업 역사상 최단기간 누적 100만대(내수+수출) 생산·판매라는 신기록을 세웠으며, 작년 9월에도 최단기간 누적 150만대의 생산, 판매를 달성했다.

특히 현대차는 인도 전체 승용차 수출물량의 65%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인도 자동차 수출 1위 기업으로, 인도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국민기업’이라는 이미지 쌓기에 성공하고 있다. 여기에 기아차의 중국, 슬로바키아, 미국(건설 중) 공장 생산 능력을 합칠 경우, 2011년에는 현대차 200만대, 기아차 103만대 등 모두 303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생산과 품질,'두마리 토끼잡기'

현대차는 생산규모에서 ‘글로벌 톱 5’를, 품질에서는 일본 토요타를 능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의 해외 생산 거점을 더욱 넓힐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토요타의 경우 전 세계에 52곳의 생산거점(엔진, 부품생산시설 포함)을 거느리고 있어 현대차를 능가하고 있다.

또한 토요타는 북미와 유럽을 비롯해 중동, 남미, 아프리카 등 전 세계에 골고루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있어 지역 편중에 따른 위험도가 낮은 편이다. 해외생산 비중도 2006년말 기준으로 토요타가 절반에 가까운 48%인 데 비해 현대차는 36%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현대차는 이 점을 개선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해외공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특히 현대차 노조가 해외 생산 확대를 반대하는 상황이어서,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해야 현대차가 일류 메이커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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