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 TM 채널에서 올해 1분기 장기인보험 실적은 초회보험료 기준 45억1000만 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 실적이 작년 실적(45억 원)을 뛰어넘은 것이다. 이는 3년 전인 2017년(6억 3000만 원)과 비교했을 때는 7배가량 높아진 수치다.
특히 올 3월에는 18억 원을 기록해 TM 인보험에서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는 생보업계 TM 강자인 라이나생명과도 견줄만한 수치다. 손보업계에선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손보사들의 1년 치 실적이 통상 2억 원을 맴도는 것과 비교하면 수십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면 채널에 이어 TM 채널에서도 인보험을 공략해 수익성에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TM보단 CM(인터넷)에 집중하는 추세와는 반대로, 메리츠화재는 내부적으로 생보사를 목표로 세우고 영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늘어난 실적만큼 TM 채널 청약철회 비율도 높아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메리츠화재 TM의 청약철회 비율은 17.11%로 주요 손보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2016년 2.16%, 2017년 15.44%로 지속해서 높아지는 양상이다. 공격적인 매출 확대 전략의 부작용으로 해석된다.
정부의 TM 채널 규제 강화도 위험 요인이다. 금융당국은 TM 채널의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TM 채널의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보험모집(계약체결까지) 전 과정을 녹취하도록 하고 있으며 전체 계약 건 중 녹음내용을 점검하는 규모도 대폭 늘리고 있다.
얼굴을 보지 않고 가입할 수 있는 TM 채널 특성상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위험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실제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TM 채널에서 인수완화에 따른 보험사기 우려로 치아보험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무리한 급성장에는 반드시 파열음이 따른다”며 “영업조직 규모가 대형사 못지않은 메리츠의 경우 관리를 하더라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이다. 실적경쟁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적당한 속도 조절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