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로 ‘소재의 무기화’가 현실화되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핵심 소재를 내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소재에 대한 내재화와 수입선 다변화를 진행하고 있어 이번 수출 규제로 인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진 않지만, 일본의 의존도를 낮추지 않으면 향후 일본이 다시 한 번 소재를 무기로 삼을 시 타격을 피할 수 없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이 같은 움직임은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I,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 기업은 리튬이온전지의 주요 소재를 내재화하고 벤더를 다변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리튬이온전지의 핵심 소재는 양극활물질, 음극활물질, 동박, 분리막, 전해액 등이다.
소재 중 가장 일본 의존도가 높은 것은 분리막이다. 삼성SDI는 아사히 카세이, 도레이 등에서 분리막을 조달하고 있으나, 최근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업체로 조달선을 확대하고 있다. LG화학은 자체적으로 세라믹 강화 분리막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도레이 한국 법인을 통해 외주 조달하고 있다.
양극활물질도 내재화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소재다. 삼성SDI는 유럽, 한국 등에서 양극활물질을 조달하고 있다. 내재화율은 소형전지가 30% 수준이며, 중대형전지 역시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LG화학 역시 자동차전지에 적용되는 양극화물질의 일부를 일본에 의존하고 있으나, 현재 25~30%인 내재화율이 3년 내 50%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음극활물질의 경우 삼성SDI, LG화학 모두 한국과 일본, 중국 등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향후 3국 중 우리나라의 비율이 높아질 전망이다.
음극 집전체로 쓰이는 동박은 국산화 비중이 높으며, 전해액 역시 기술적 장벽이 낮고 범용화돼 있어 공급에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배터리 업체들은 소재의 원활한 조달을 위해 대안을 마련해놨다”며 “이미 내재화율을 높이고 조달업체를 다변화하고 있으며 이번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로 인해 이같은 움직임은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