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자율주행차의 아버지’로 불렸던 스런이 온라인 교육 사업에 뛰어든 배경과 그 성과를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소개했다.
현재 온라인 수업을 통한 ‘교육 민주화’에 헌신하는 스런은 여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생 행로를 걸어왔다.독일 출신의 스런은 원래 인공지능(AI) 학자로 명성을 날렸다. AI와의 만남은 본대학교 학생이던 1988년. 당시 스런은 철학과 심리학, 의학, 경제학 등 자신이 관심 가는 대로 다양하게 공부했지만 뇌의 기능을 본뜬 ‘기계학습’에 깊은 관심을 가져 AI 연구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그는 스탠퍼드대학 교수 시절인 2004년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주최한 자율주행차 경진 대회에 참가했다. 첫 도전에서는 웅덩이에서 차가 움직이지 못해 탈락했다. 그러나 다음 해 AI로 정평이 난 카네기멜론대를 제치고 우승한다.
2008년 래리 페이지 구글 설립자의 혁신에 대한 열정에 감복해 회사에 합류, 자율주행차 개발을 시작했다. 2년 뒤에는 구글의 비밀연구소인 ‘구글X’의 초대 소장으로 취임했다.
그러나 2011년 봄 또 다른 만남이 스런의 인생을 다시 변화시켰다. 한 스타트업 관련 행사에서 온라인 무료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단체 칸아카데미를 세운 살만 칸의 강연에 깊은 감동을 받은 것이다. 칸아카데미는 ‘MOCC(대규모 공개 온라인 강좌)’로 불리는 교육 혁명의 시초로 꼽히고 있다.
스런은 “칸은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교육을 제공하지만 스탠퍼드에서 나의 수업은 겨우 200명의 제한된 학생만이 듣는다”며 “이에 동료와 함께 ‘AI 입문 수업’을 온라인으로 공개하자 상상을 훨씬 웃도는 16만 명이 등록했다”고 회상했다.
이듬해인 2012년 스런은 구글 고위직과 겸임했던 스탠퍼드대 교수 직위도 모두 버리고 온라인 교육 스타트업인 ‘유다시티(Udacity)’를 설립했다.
유다시티는 프로그래밍과 웹 제작의 기본강의에서 AI에 이르기까지 IT에 특화한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무료 입문과정에서 난해한 내용을 포함한 유료 코스까지 수강생 누계는 1000만 명을 넘었다. 그중에서도 유다시티가 직접 발행하는 학위인 ‘나노학위’를 받은 7만5000명 학생들은 실리콘밸리 기업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최근 주목을 받는 것은 유다시티가 자체 개발한 자동차 ‘칼라’를 사용한 자율주행 엔지니어 육성 코스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는 이 코스 나노학위 취득자를 이미 40명 이상 채용했다.
스런은 “스탠퍼드에 남아서 많은 논문을 썼으면 더 큰 명성을 얻었을지 모르나 더 소중한 것을 발견했다”며 “50년 후에는 유다시티와 같은 기업이 세계 인구의 절반 정도는 가르칠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AI와 빅데이터 분석 등 고도의 IT 인재는 세계적으로 부족하다. 유다시티와 같은 교육에 특화된 스타트업이 속속 탄생하면서 실리콘밸리 기술 교육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이 아직 혁신의 발상지로 군림하는 원동력이라고 신문은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