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받는 집값 바닥론] 전문가들 “서울 주택 대기수요 여전…추가 대책이 관건”

입력 2019-07-0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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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내성 생겨 수요 늘듯” vs “추가 대책 나오면 시장 위축”

▲서울 종로구 일대 아파트(뉴시스)
▲서울 종로구 일대 아파트(뉴시스)

서울 집값이 과연 바닥을 쳤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가 몇 주째 이어지면서 집값 바닥론을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최근의 서울 주택시장 움직임이 집값 대세 상승장의 전조라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정부가 강력한 규제를 펼치고 있어 반짝 상승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시세는 여러 통계집계 기관을 통해 다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5일 기준 전주 대비 0.07% 오르며 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앞서 KB부동산 주간 통계에서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일 기준 0.09% 상승률을 기록, 3주 연속 올랐다. 가장 보수적인 한국감정원마저도 1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이 0.02% 올라 8개월여 만에 상승 전환을 알렸다.

이 같은 상승 흐름이 대세로 굳어질 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조차도 의견이 엇갈린다.

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 센터장은 "정부가 3기 신도시를 발표했지만 당장 서울의 부족한 공급을 해결해 줄 수 없다는 판단한 실수요자들이 서울 9억 원 이하 아파트로 갈아타는 흐름이 먼저 나타났다"며 "최근 들어 재건축 아파트들로 가수요마저 따라붙는 형국인데, 시장에 충격을 줬던 9·13 대책에 내성이 생긴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센터장은 "대기 수요가 풍부한 서울 같은 지역은 규제를 쓰면 한동안 집값이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실수요를 시작으로 다시 상승 전환하는 패턴을 보인다"며 "현재 서울 아파트 시장은 이미 보합세에서 강보합세로 전환된 것으로 보이며, 정부가 추가 대책으로 겁주는 것도 이러한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지역은 강남 재건축과 새 아파트 선호가 큰 데다가 저금리 상황에서 고분양가,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 택지 구득난 등이 얽혀 집값이 당분간 강보합세를 나타낼 전망"이라며 "다만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세제 강화까지 있어 지난해 6~9월 단기 급등장세까지 전이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현재 집값 상승세가 반짝 흐름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흐름이 대세적인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며 "여러 규제가 촘촘하게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추가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까지 있어 추격 매수세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집값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데, 통상 기존 주택 보유자들은 주택 비용에 끌어쓴 전세금이 낮아지면서 이를 보전하는 형태로 대출을 받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 자체가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며 "강남 재건축은 워낙 인기가 많아 오를 수 있지만 상승장이 서울 전반에 확산할 상황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 반등세는 최근 몇개월 새 집값이 하락한 데에 따른 기저 효과로 볼 수 있다"며 "유동성이 많이 풀려 있기 때문에 계속 내려가다가 주 단위로 잠깐 오르는 상황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 제한 등 여러 가지 규제가 시행되고 있는데다 오를만한 이유도 딱히 없는 상황이라 현 상황을 서울 집값 반등의 신호탄으로 판단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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