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흔들리는 서민금융...‘새희망홀씨·햇살론·미소금융’ 연체율 급증

입력 2019-07-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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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희망홀씨 연체율 2.6%...집계 이후 사상 최대치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경기침체로 팍팍해지면서 ‘서민금융상품 연체율’이 일제히 오르고 있다. 제도권 금융회사 이용이 어려운 저신용자들이 이용하는 미소금융·햇살론·새희망홀씨 등의 연체 금액 증가세가 크게 늘어나면서 서민금융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과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새희망홀씨 대출액은 3조6612억 원, 연체율은 2.6%를 기록했다. 이 같은 연체율은 고용악화와 경기침체 등에 따른 민생경제 악화로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새희망홀씨는 소득이 적거나 신용이 낮아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웠던 계층을 위해 시중은행이 별도의 심사기준을 마련해 대출 문턱을 낮춰주는 상품이다. 생계비 등을 최고 연 10.5% 금리로 빌릴 수 있어 서민들에게 인기가 높다. 해당 대출액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악화와 고용불안으로 저소득층의 생계가 불안정해졌다는 의미다.

새희망홀씨 대출액은 2016년 2조2720억 원, 2017년 2조9991억 원, 2018년 3조6612억 원을 기록하면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해당 상품이 출시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누계액은 18조973억 원에 달한다.

최근 3년 동안 새희망홀씨 대출액이 증가함과 동시에 연체율도 매년 높아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새희망홀씨 연체율은 2016년 2.2%, 2017년 2.3%에 이어 작년에는 2.6%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오르고 있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 원장은 “지금까지는 정부가 빚이 있는 서민들을 돈으로 지원해주는 재정정책을 폈는데, 이런 방향은 비효율적”이라면서 “돈을 주기 전에 이 사람이 빚을 갚을 능력이 있는지, 어떤 식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효율적인지 진단을 먼저 내리는 채무상담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서민금융 상품인 햇살론과 미소금융의 연체율도 오르는 추세다. 햇살론은 정부 공적기금으로 재원의 50%, 농협·신협 등 상호금융 및 저축은행에서 나머지 50%를 마련해 서민금융진흥원 보증으로 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특히,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햇살론의 대위변제율이 상승세다. 대위변제율은 정부가 채무자의 빚을 대신 갚아준 비율로, 2017년 11.7%에서 2018년 12.1%로 증가했다.

미소금융은 금융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창업·운영자금 등 자활자금을 무담보·무보증으로 지원하는 소액대출사업이다. 미소금융 연체율은 2017년 6.1%, 2018년 6.6%를 기록해 전년보다 0.5%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자율로 지원하는 서민금융 상품마저 연체율이 높아지면 서민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조 원장은 “대부업체에서도 돈을 빌리지 못한 사람의 15%는 사채업으로 빠진다는 조사가 있다”면서 “서민들이 빚으로 빚을 갚기보다는 채무조정이나 개인회생처럼 제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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