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의 실무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 제의로 만 하루밖에 주어지지 않은 시간 동안 긴박하게 움직인 덕분이다. 전날 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판문점에서 북측과 극비 회동해 양국 정상의 만남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판문점 회동은 지난달 29일 오전 7시 51분 올라온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오사카에 머물던 중에 트위터에 “그곳(한국)에 있는 동안 김 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나는 DMZ(비무장지대)에서 그를 만나 악수하고 인사(say Hello)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 당국자들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제안이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오후 1시 6분께 담화를 통해 이번 만남이 성사될 경우 “양국관계 진전에서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화답하면서 전격 회동 가능성을 높였다.
양국 정상의 만남에 대한 의지가 확인되면서 양측이 움직였다. 미국은 우선 북측과 가장 즉각적인 소통 창구인 유엔군사령부와 북한군 간에 설치된 직통전화를 가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유엔사-북한군 간의 직통전화로 ‘북미 정상의 DMZ 회동’을 위한 실무접촉을 제안했고, 북측이 이에 즉각 호응하면서 준비가 본격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북한의 대면 접촉은 지난달 29일 밤늦게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대표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과 함께 헬기를 타고 직접 판문점으로 가서 북측 인사와 만나 경호와 동선 등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비건 대표와 후커 보좌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한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때 북측과 회동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와 만난 북측 인사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최선희 제1부상이나 김혁철 국무위 대미특별대표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