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이 3개월만에 코웨이를 재매각한다고 27일 공식 발표한 것은 급격히 높아진 재무 비용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신용평가사가 신용등급을 두단계나 낮춘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다 신외감법에 따른 회계감사 강화로 투기등급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은 것도 이유로 작용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지난해 코웨이 지분 22.17%를 1조6800억 원에 인수한 뒤 약 2000억 원가량을 추가 지분 인수에 투입했다. 인수를 위해 차입한 자금은 총 1조6000억 원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이 1조1000억 원을 인수금융 형태로 빌려줬고 웅진씽크빅이 전환사채(CB) 5000억 원을 발행했다.
이에 신용평가사들이 웅진의 인수 부담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신용등급을 낮췄다. 계열사 웅진에너지가 감사의견 '거절'로 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사정은 악화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들어 웅진그룹의 신용등급을 두 차례나 낮췄다. 2월에는 웅진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내렸으며 4월에는 웅진의 신용등급을 BBB-로 재차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이다. 특히 △코웨이 지분인수 과정에서 급격히 불어난 그룹 재무부담 △높은 원리금 상환부담으로 인한 현금흐름 제약 △인수금융 약정 등에 따른 원리금 상환능력의 불확실성 등을 부정적 요인으로 지적했다.
한신평은 "인수금융 및 재무적 투자자(FI)와의 약정에 따른 높은 원리금 상환부담이 그룹 전반의 현금흐름을 제약할 전망"이라며 "이는 주력 사업의 경쟁력 확보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차입비용이 증가하고 재무 구조가 더 나빠지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이날 웅진은 "회사채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했다"며 "BBB- 시장은 회계감사 이슈로 인해 심각하게 위축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결국 윤석금 회장은 리스크가 그룹 전체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코웨이를 끌어안는 대신 선제적으로 정리하는 방안을 택했다.
최근 아시아나항공 사태도 웅진에 '반면교사'가 됐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자금난으로 계열사를 매각한 뒤 금호고속 등을 채권단으로부터 재인수했다. 그러나 그룹 재건 과정에서 과욕을 부리다 그룹 전체가 위기에 처했다. 끝내 그룹의 중심인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는 처지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