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이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을 비판하고 나섰다. 버젓이 이른바 '짝퉁 시계'를 팔고 있어 애꿎은 국내 업계가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25일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의 짝퉁 판매를 지적하며 이로 인해 국내 중소기업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영수 협동조합 이사장은 “쿠팡의 가짜 시계 판매 행위는 상표권 위반을 포함한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시계업계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기술과 정성을 다해 만든 국산 시계가 설 자리를 잃는다”고 말했다.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은 제조뿐 아니라 유통, 판매까지 시계 사업과 관련한 국내 중소기업들이 모인 조합이다. 이들은 5300만 원짜리 롤렉스 시계를 단돈 17만9000원에 쿠팡이 팔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품 제품과 비슷한 가격대인 20만 원대의 시계를 파는 국내 중소시계 판매사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뜻이다.
이들은 허술한 법 때문에 쿠팡이 제재를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이 제품 상표를 허위로 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김 이사장은 쿠팡 대주주인 손정의 회장과 공정거래위원회에 △한국에서 자행한 짝퉁 시계 판매를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배상할 것 △확실한 재발 방지를 할 것 △공정위는 비상식적인 쿠팡의 판매 행위가 즉각 중단되도록 강력하게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김 이사장은 “소비자가 대형포털을 신뢰하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도 버젓히 장사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가짜를 팔아도 매출만 올리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짙게 깔려 있는 것”이라며 “쿠팡이 일일이 필터링을 못 한다는 변명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협동조합은 쿠팡에 올라온 짝퉁 시계가 550여 개 품목에 달한다고 밝혔다. 김대붕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 전무는 피해 금액에 관해 “정확한 규모는 쿠팡이 밝혀야 한다”면서도 “5~6월 두 달 동안 쿠팡이 대대적으로 가품을 판매하는 동안 국내 시계 제조, 유통 중소기업들은 매출이 30%가량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략 20만 원짜리가 하루에 200개 팔린다고 가정하면 한 달이면 12억 원인 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