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 완화정책을 내놓으면서 중국 위안화의 하방 압력이 완화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위안화 가치는 이달 초 기록한 연중 최저치에서 1% 상승했다. 위안화는 또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후 더 올랐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18일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ECB 연례포럼에서 “경기 상황이 몇 달 내에 더 악화한다면 ECB는 추가적 경기 부양책을 발표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 시그널이 이어지면서 21일 인민은행의 위안화 고시환율은 6.8472위안으로 전날보다 0.48% 절상됐다.
중국 위안화 가치는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관세를 인상한 뒤 전 세계 트레이더들의 스트레스를 반영하는 바로미터로 작용해왔다. 미중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는 식이다.
지난달 미국 정부가 대중 관세율을 인상하고 중국 역시 같은 조치로 맞대응해 무역 전쟁이 격화하자 위안화 가치가 3% 가까이 급락하면서 시장의 심리적 저지선인 달러당 7위안 선에 근접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 수준으로 떨어지면 중국 당국이 개입해 방어할 것으로 믿어 왔다. 그러나 WSJ는 중국이 미국의 고율 관세에 맞서 자국 수출 기업에 도움을 주려고 위안화 가치 하락을 용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중국 경제가 연간 6%의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점도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서지 않는 배경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 인민은행 고문이자 중국 사회과학 아카데미의 이코노미스트인 유 용딩은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양호한 이상,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 조절을 위해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평가했다.
시장은 오는 28~29일로 예정된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난 뒤 위안화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G20 회의 직후 달러-위안화 환율이 7위안선을 돌파하거나, 안정적으로 7위안선에서 멀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