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절절한 비판을 늘어놓는 대신 맹자의 글귀 한 토막을 넣었지만 글의 전달력은 훨씬 높았다”는 기사를 보았다. ‘구구절절한 비판’, 과연 맞는 말일까?
구구절절은 ‘句句節節’이라고 쓰며, 句는 ‘글귀 구’, 節은 ‘마디 절’이라고 훈독한다. ‘마디 절’은 식물의 마디, 동물의 관절(關節)뿐 아니라, 계절, 예절 등 뭔가 맺고 끊어서 단락을 짓는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구(句)와 함께 문장을 이루는 한 부분을 뜻하기도 한다. 두 개 이상의 단어로 이루어진 의미단어가 ‘주어+술어’의 형식을 갖추면 절(節·phrase)이고, ‘주어+술어’의 형식을 갖추지 않은 경우는 구(句·clause)이다. ‘아름다운 강산’은 두 단어로 이루어졌지만 ‘주어+술어’의 형식을 갖추지 않았으므로 구(句)이고, “나는 그 사람이 화가 났음을 알았다”에서 “그 사람이 화가 났음(다)”은 내가 알게 된 사실 즉 목적어 역할을 하면서 그 자체가 “그가 화났다”라는 형식으로 주어와 술어를 갖추고 있으므로 절(節)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句句節節’은 문장의 모든 구, 모든 절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구구절절한 비판’은 잘못 쓴 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구구절절하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잘 사용하고 있다. 이는 ‘句句節節’을 ‘구구절절(區區切切)’로 착각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區’는 흔히 ‘지경(地境) 구’라고 훈독하는 글자인데 ‘구석구석 상세하게’라는 의미이고 ‘切’은 ‘끊을 절’이라고 훈독하는데 ‘절실하다’, ‘간절하다’는 의미도 가진 글자이다. 그러므로 區區切切은 ‘자세하고 간절하다’는 의미로 사용이 가능하다. 사람들이 쓰기는 ‘句句節節’로 쓰면서 뜻은 區區切切로 착각하다 보니 국어사전도 ‘句句節節하다’는 단어로 등록해 놓고서 뜻은 區區切切에 대한 풀이인 “편지글 따위의 사연이나 내용이 매우 상세하고 간곡하다”는 풀이를 하고 있다. 바로잡아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