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를 행해 브레이크가 풀린 자동차가 내려가고 있었다. 운전자는 잠깐 자리를 비운 상황. 브레이크를 채우는 것을 깜빡 잊은 것이 분명했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위험천만의 순간에 한 중년의 사나이가 맨손으로 차량을 멈춰 세운 일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6월 3일에 자기 몸을 던져 자동차 사고를 예방한 사나이의 내용이 일부 방송에 보도됐다.
대전시 둔산동의 한 병원앞 도로. 이날 오후 2시쯤 최택진 진인포택 대표는 도로의 차 안에서 부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앞 유리로 보이는 풍경이 이상했다. 바로 앞에 있는 자동차가 야트막한 경사를 따라 뒤로 슬슬 밀려오는 것이었다.
최 대표는 자신의 차량을 뒤로 후진하면서 앞 차가 멈추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앞차는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큰 일 나겠다 싶었다. 자신의 차량과 부딪힐 것 같아서 자신의 차량은 급히 옆으로 방향을 돌려 세웠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니 앞 차는 계속 슬슬 내려가는 것이 아닌가. 이 장면을 보고 있던 최 대표는 자기 승용차에서 얼른 뛰어내렸다. 정신없이 슬슬 멀어지는 자동차를 따라 수십m를 뛰어갔다. 자동차를 세우려면 받침대가 있어야할 것 같아서 뛰면서도 인도에 떨어진 각목을 하나 집어 들었다.
◆80m를 뛰어 내려가 맨 손으로 자동차 세워
최 대표가 뛰어 내려간 길이는 무려 80m. 용감한 이 사나이는 자동차가 밀려 내려가지 않도록 각목을 바퀴에 넣었지만, 자동차는 각목을 간단하게 뛰어 넘었다.
이제 할 수 있는 수단은 맨 몸 뿐이다. 놀란 사나이는 온 몸으로 자동차 창문을 옆에서 밀어서 정지시켰다. 그냥 놓아두었더라면 자동차가 어디까지 굴러 내려갈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블랙박스에 찍힌 장면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누구인데 저렇게 용감하지? 하고궁금해했다.
맨 손으로 구르는 자동차를 세운 주인공은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최택진(47) 대표다. 사고가 발생한 지 며칠 뒤에 만난 최 대표는 아직도 오른 팔목을 압박붕대를 감고 있었다.
“장모님이 몸이 안 좋다고 해서 병원에 모셔다 드렸어요. 링거를 맞아야 한다고 해서 저는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죠. 주차할 곳이 없어서 한 바퀴 돌고 오는 사이에 아내가 약을 타 가지고 왔어요.”
집으로 가려고 보니 앞차에서 누군가가 내리는 것 같은데, 앞차가 조금씩 움직이는 것이 눈에 띄었다. 운전자가 있겠지 싶었지만, 그냥 아주 천천히 내려오는 것이 아닌가. 계속 내려가면 사거리인데 너무 위험해보였다.
최 대표는 저 차를 멈춰야겠다 싶어서 자신의 승용차에서 내려 아래로 뛰어갔다.
최 대표는 자동차의 창문을 옆에서 두 손으로 밀어서 마침내 자동차를 멈춰 세웠다. 크지 않은 차였기 때문에 쉬워 보였지만, 움직이는 자동차를 멈추기는 생각보다 힘들었다.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인대가 놀래서 붕대를 감고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소식을 듣고 대전시의회의 김종천 의장은 6월 10일 최 대표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카이스트 산학협력단 입주기업인 최 대표는 교수들의 연구성과 관리시스템을 운영하는 IT분야 전문가다.
최 대표는 KAIST 지식재산전략 최고위과정(AIP)을 수료하고 새로운 시장개척과 신기술개발의 전략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