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아침 서울 중구 태평로 한은 본점 1층에서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미국 연준은 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인내심 문구를 삭제하고, 점도표에서 8명의 위원이 연내 인하를 주장했다.
그는 다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연준의 7월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당장 G20(주요 20개국) 미중 정상회담에서 나올 미중 무역협상의 향방을 가늠해보고 이를 봐가면서 할 것”이라며 “파월 의장도 질의응답에서 기다림, 지켜보는게 최선이다, 입수된 지표를 확인하겠다라고 말했다.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연준은 가능한 한 지켜보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결정하게 될 것이다. 그야말로 불확실성이 높아져 확인해 나가겠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연준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계적으로 대응하지는 않겠다고 입장도 밝혔다. 이 총재는 “늘 같은 답변이다. 연준 변화는 우리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영향을 미친다. 늘 고려해 의사결정을 하나 기계적으로 따라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최근 공개된 5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숨은 인하의견이 있었던 것에 반해 당시 총재 기자회견은 단호해 차이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 총재는 “전체 의견은 지금은 아니다였다. 수출이 부진했지만 가변적인 상황이 많아 우리도 지켜보자는 것이 다수 의견이었다”고 답했다.
현재 입장을 묻는 질문에 그는 “(12일) 창립기념사 표현을 무척 고민했다. 시장에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나 간단치 않았다”고 운을 떼면서도 “(금통위) 당시도 반도체 회복 속도나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다만 (5월 금통위와 창립기념사간) 2~3주 사이에 대외여건이 급작스럽게 많이 변했다. 6월 합의될 것으로 전망했던 미중 무역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3000억달러의 추가 관세부과를 언급하면서 6월 타결가능성이 낮아졌다. 수출에 영향이 큰 반도체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1분기 GDP(국내총생산) 잠정치도 속보치보다 낮아진 마이너스(-)0.4%를 기록했다. 여건이 기대했던대로 흘러가지 않은게 사실”이라며 “6월 들어 수치로 확인되다보니 그런 상황 변화를 반영해 창립기념사를 했다”고 설명했다.